도둑 맞은 인생(A stolen life), 읽고 나서 │ deux.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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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대로 이 책을 읽고 나서 변화가 있었다. 나는 언제나 죄책감에 시달렸다. . . 그래도 내가 뭔가 잘못한 게 있을 거야. 내가 그 때 도망가지 못했어. 내가 그 때 엄마한테 얘기하지 않았어. 내가 그 때 굴복했어. 내가 그 때 비겁했어. 내가 그 때 약했어. . . 가해자를 원망하기보다 스스로를 탓하는 느낌이 더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 고소를 결정하기도 힘들었다.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서. 우리 모두 그냥 이렇게 살아가면 그래도 중간쯤은 갈텐데 내가 과연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닥까지 끌어내려도 되는 걸까. . . 하지만 제이시 두가드의 말처럼 나는 더 이상 그의 잘못을 숨겨주지 않을 것이다. 그는 내게서 많은 것을 뺏어갔다. 물론 제이시 두가드처럼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것은 아니다. 그러나 행복했어야 마땅할 내 어린 시절을 모두 앗아갔다. 7살, 그 어린 나이부터 20살까지. 나의 학창시절은 괴로웠고 그 시절 웃고 떠들고 사랑했어야 할 나는 어둠에 묻혀 친구도 제대로 사귀지 못하고 변변한 연애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나는 그 일로 인해 날마다 슬퍼하고 있다. . .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닥까지 끌어내린 건 내가 아니라 그다. 내가 지금 그에게 하려는 것보다 그가 나에게 한 잘못이 더 크다. 내가 더 큰 피해를 입었다. 나는 더이상 그에게 연민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더이상 그의 인생을 봐주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살아야겠다. 내가 좀 벗어나야겠다. 내가 제발 행복해지고 싶다. 그가 나에게서 앗아간 것들 그가 나에게 던진 것들 알게 해주고 싶다. 알았으면 좋겠다. 내 잘못이 아니다. 나는 어렸다. 아무것도 몰랐다. 그리고 나는 무서웠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내 잘못이 아니다. 그의 잘못이다. 그가 잘못했다. 그가 나의 인생을 훔쳐갔고 나를 상처입혔다. 그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에게 사과해야 하고 죗값을 치러야 한다. 그래야 내가 그를 용서할 수 있고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으니까 행복해야 한다. 내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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