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   지난 이야기
  hit : 2556 , 2012-06-29 12:55 (금)
 그제는 아파트 옥상까지 올라가지도 못했다.
 어제는 아파트 옥상까지 올라가봤다.
 오늘은 아무래도, 가지런히 두 발을 모아 난간 끝에 서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은,
 그런 나를 생각해도,
 아니 그런 나를 바라본다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그런 날이다.









 구름많고 잔뜩 흐렸던 날이 풀렸다.
 화창하게 개버렸는데, 오늘밤, 어쩌면 내일새벽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이번 여름은
 또 얼마나 진흙탕같을까.
 
 그래, 진흙탕같다고 해도 좋으니
 세차게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비가 온 뒤 다시 세상이 메말라버렸으면 좋겠다.
 다 떠내려가고,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진흙구덩이만 잔뜩 남겨놓을.
 

 나는 또 그 빗속에서 
 지겨운 싸움들을 얼마나 해야할지.
 

 부정맥이 점점 심해진다는걸 스스로 느끼고 있다.
 가만히 있다가도 심장 박동수가 빨라진다.
 황급히 숨을 참고, 물을 마시고 심호흡을 해보지만
 예전만큼 쉽사리 나아지지 않는다.
 
 스트레스성이라고 하겠지.
 그래, 스트레스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으니까.
 만병의 근원이라고도 하니까

 스트레스요인으로 자살하기도 하니까.
 

 전혀 이상할 것 없다.
 진즉 이렇게 되지 않고 잘 버텨온 것이,
 잘 버텨온 내가 이상한거니까. 
 
 그게 현실이다.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나는 진흙탕 속에서 싸움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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