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단점을 어쩜 그리 콕콕 잘 집어내는지. 듣는 내내, 그냥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만 주억거리고 있었다.
그런 나를 보며, 자존심은 개나 줘버려야한다고. 내가 고생을 덜 해서 그런거라고 웃으며 말한다. 웃으며, 알았다고 말했다.
사는게 힘들다는게, 그게 고생이 아니라고. 그건 그냥 힘든거고, 견뎌낼 수 있는거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일이라고. 고생이라는건, 혼자 마음 속으로 끊임없이 싸우는거라고. 밑바닥까지 떨어져봐야 알 수 있는거라고. 그때되면 알량한 자존심도 다 버리게 된다고.
옥상에 올라가서 자살할려고 하다가도, 내가 지금까지 해온게 있는데, 라고 생각이 들어서 다시 내려오게 된단다. 그만큼 열심히 살아왔단다. 나는 과연 어땠는가. 나는 열심히 살아왔는가. 죽을 힘을 다해 살아왔는가. 그러지 않아서, 그렇게 살아오지 않아서 난 어쩌면 더 쉽사리 포기해버릴지도 모른다.
내 입으로 말을 했다.
내 단점이 뭐냐면.. 자존심 엄청 쎄구, 할말, 안할말 가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바로바로 말하구 마지막으로 현실도피. 현실도피 하는거.
다 맘에 드는데, 다 괜찮은데, 현실도피는 젤 안좋은건데. 라고 말한다.
나는 그저 웃는다. 맞아, 나 현실도피하는 스타일이야.
조금은 마음이 아팠다. 울컥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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