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해지려면 │ deux.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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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껏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느낌에 힘들고 외로웠다. 나는 늘 또래들과는 달랐다. 진짜로 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느낌은 달랐다. 항상 내가 더 많은 세월을 산 듯 내 친구들과는 눈높이가 맞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늘 외로웠다. . . 연애를 하면서도 종종 외로웠다. 그가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할 때마다 나는 좌절했다. 나는 이해받을 수 없는 아이라며, 슬퍼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한 번도 이해'시키려'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가까운 친구 중 한 명은 서로 알게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서슴없이 했었다. 5살 때 엄마에게 버림을 받았다,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해서 지금은 무능력하게 살고 빚이 많아서 늘 자신에게 기대온다. 새엄마가 있었지만 또다시 이혼했다, 등등. 파란만장하고 굴곡진 인생사를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아이가 그렇게도 자주 우울의 늪에 빠진다는 것을. 몰랐다면 아마도 지금까지 친구로 지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 친구는 그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이해시킨 뒤 이따금 어둡고 무너지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그렇게 산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않았다. 나를 숨기고 나의 고통마저도 숨기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너희들과 똑같은 척 그렇게 살아왔다. 그래서 힘들었던 것 같다. 이제는 그 친구에게 조금 배워보려 한다. 나를 이해시키기. 내가 이러이러한 일을 겪었고 이러이러한 삶을 살았기에 이러이러하다, 는 것을 조금은 이야기 하기. 물론 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것은 조금 위험하기 때문이다. 내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이. 그러니 그것은 배려 차원에서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나일 수 있게 나로서 편안하게 있는 그대로 살아갈 수 있게끔 주변을 나에게 맞추는 그런, 그런 삶. . . 남자친구는 내가 약국 일을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 지 이해하지 못한다. 빚에 묶여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없어서일까. 내가 늦은 시간까지 작업을 하는 것은 힘들겠다며 공감해준다. 왜냐하면 자신이 늘 늦은 시간까지 과제를 하느라 힘드니까. 그러나 이렇게 자유롭지 못하게 일해야 하는 상황에는 처해본 적이 없는 탓인지, 이로 인한 나의 스트레스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그동안 '너는 나를 몰라' 라고 단정짓고 있었다. 그리고 분명히 나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 내가 왜 약국 일을 힘들어하는 지. 힘들다고만 이야기했을 뿐. 이해시키면 이해받지 못한다고 불평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럴 것 같다. 이해시켜 봐야지. 이야기해 봐야지. 그래도 모르면 너는 정말 나를 모르는 거지만, 말은 해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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