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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씨앗
 내가 만든 허상과의 싸움   나의 삶
조회: 2958 , 2013-03-17 20:35
아버지와 함께 종친회를 다녀 왔다

늘상 겪는 문제지만 오늘은 어제 저녁 9시에 자서 새벽 1시에 깼다
난 자다가 한번 깨면 잠을 잘 못잔다  그래 불면증이다.

한참을 인터넷으로 장기도 두고 드라마 "러브 어게인" 방송도 보다가 새벽 3시쯤
집 근처 사우나로 갔는데 문제는 내가 토요일에 여동생네 가족과 점심 식사와 동대문에서
올해 1학년이 된 여동생의 딸  서현이 조카에게 줄 학용품을 사준다면서
이래 저래 가지고 있던 현금을 다 써버린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었다

  편의점에서 현금인출기로 돈을 찾을까 생각 했다가 tv에서 뉴스로 봤던  금융 범죄로
 카드를 복제 해서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은행이 오전 7시에 열리니까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버티자 는 결론을 내렸다.


 어쨋든 7시에 은행에서 돈을 찾았지만 아버지랑 8시반에 만나기로 해서
 사우나는 물건너 갔고 가야 할 곳이 수원이라 거리가 멀어서 지하철에서 자면 되겠다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을지로 2가에서 내리셔서 직행 레드 버스를 타야 한다면서
 지하철을 타고 가면 2시간 걸리는 거리를 버스를 타면 40분 만에 간다고 하셔서
 자다 깨서 버스를 탈려고 하는데 가는 날이 장날 이라고 서울에서 마라톤 대회를 한다고
 차선을 다 막아 뒀다 경찰 아저시 한테 물어 보니 버스가 남산 타워에서 되돌아 간다고
 급하시면 그쪽까지 걸어가시면 된다고 했다  무거운 몸과 마음을 이끌고 갔으나
 
 이게 무슨 장난인지 기다려도 버스는 안오고 다시 차선차단이 풀려 버려서 우리가 걸어온 만큼
 다시 또 걸어서 내려 가야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중간에 화장실이 급하시다고 병원에 가서
 볼일을 보시고서는 내 불편한 왼쪽 다리는 생각도 안하시고는 획 앞으로 치고 나가시면서
 안따라 온다고 화를 벌컥 내시는 것이다

 길에서 버린 시간만 족히 40분 !./ 이런 ㅡㅡㅋ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뭐 원래 그런 분이시니까 내가 화내 봐야 나만 속상하지
 그러면서 버스 정류장에서 눈을 감고 아침 햇살을 사정없이 얼굴에 맞으면서
 체념을 하고 버스를 기다렸다 M4107 버스 이름도 생소한 녀석을 타고
  40분간 눈을 감고 뜨니 경희대 수원 캠퍼스 근처인 영통역에 와있었다

 그리고서는 종친회 안내문에 나와 있는 회집을 찾아서 또 한참을 물어 물어 찾아갔다
 세월이 흘러서 일까 그리도 길눈이 밝으셨던 아버지인데  아버지가 길을 몰라 헤매셨다
 가슴이 아렸다... ㅜㅜ  더 이상 아버지를 따라 다니지 말고 이제는 내가 아버지를 모시고
 길을 찾아 가야 하는 구나.... 

   종친회를 참석 한 후 돌아 오는 버스정류장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까지 나는 아버지가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이해해 주고 나를 인정해 달라고
  왜 나를 당신의 기준에서 미달 되는 못난 자식 취급을 하면서 비인격적으로 대하냐면서
  항변하고 싸우고 스트레스를 주고 받고 있어서 모든 책임을 아버지에게로 돌렸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나도 아버지를 있는 모습 그대로 이해해 주고 아버지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나 자신이란걸
   물론 긴 세월동안 알콜중독이신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와 아픔 그리고 죽을 만큼의 고통이
   있었지만  그모든 것을 견디면서 받은 모든 수모와 희생의 댓가가 가족에게서 버림 받았다는
   홀로 된 내 자신에 대한 연민과 분노 그리고 오랜세월 마음의 병으로 남은 우울증과 조울증
   그리고 불면증과 자살 하고 싶은 충동 그리고 긴 외로움 등 모든 원인을 아버지에게 돌리고
   분노를 폭발 하는 내 자신의 내면의 심리를 마주쳤다

   그래 내가 그렇게도 싫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몸서리 치리 만큼 똑같이 닮아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충격이었다.

    그래 힘들겠지만 내가 먼저 내가 만든 아버지의 허상과의 싸움을 그만 두자
    더이상 내가 원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라고 현실의 아버지를 부정 하지 말자
    왜 내게 이러십니까? 왜 나한테 이런 상처와 아픔을 주시고도 잘못했다고 인정하지 않는 거죠?
    그동안 내게 한 잘못이 어떤건줄 아시기는 합니까? 
    어머니가 아버지 때문에 일찍 돌아 가신 것은 알기나 하십니까?
    그것도 모잘라 새어머니를 보름만에 집에 대려 와서 삼남매 뿔뿔이 흩어 지게 한건
    기억이나 하십니까? 형은 대학 휴학하고 군대자원입대 하고, 여동생은 가출하고
    혼자 남은 나에게 매일 술드시고 와서 하던 술주정과 폭언과 폭행 그 모든걸 감수하고
    11년 동안 모시고 살다가  독립해서 혼자 8년 동안 살아온 저는 지금 어떤 상태 인지 관심이나 있나요?

     내가 아무리 이런 질문과 답을 말하고 외쳐 봐야 아버지는 변할 수 없는 존재란걸...
     내가 다른 사람을 변화 시키려고 노력한 시간 만큼 나는 정지해 있었다
     내 시간은 멈춰 버렸다.  형과 여동생은 결혼하고 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 가지만
     내 심장과 내 시간은 고장 나 버렸었던 거다
     더 이상 외부에 환경에 관심을 두지 말고 내 내면을 적나라하게 직시하자
     내가 변해야 한다 내가 살아가야 한다 내 심장이 다시 뛰어야 하고 내 시간이 다시 흘러 가야 한다
 
    아버지를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해 드리고 다시 사랑해 드리자
    그게 죽을 만큼 힘들고 어렵겠지만 그것이 내가 다시 살아가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 마음속에서 내려 놓고 하나님께 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