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찾아온 친한친구에게 인형을 건네주면서 나는 허무함을 느꼈다.
이렇게 쉽게 아무에게나 줄거였으면 진작에 줘버릴걸 하고 말이다.
몇번째인지도 모를 그런 감정을 오늘 또다시 접기로 마음먹는다.
글쎄.
녀석은 알기나 할까? 이제 정말로 녀석에게 향한 내마음 모두를 나에게로 돌렸다는걸.
즐거운 추석이었다. 더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고 말들하지만.
난 전혀 즐겁지 않은 추석이었다.
그나마 유지하던 녀석과의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남들은 두손모아 소원을 빌었을 시간에.. 난 받지도 않는 전화를 수십번씩 해대면서..
..녀석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들려오기만을 기다렸다..
아니라는 단 한마디를 듣고싶었다.. 아니.. 그게 어려우면 아니라는 짧은 대답의 문자라도..
잘 걸리지도 않는 감기에 걸리면서 나의 마지막 휴가는 끝이났다.
....여전히 녀석에게서 연락은 오지않는다.
아니, 내가 하더라도 녀석은 하지않을거다.
아까 K군의 전화를 받으면서 생각했다. 분명히.. 녀석은 오지 않을거라고.
이젠 어디서도 녀석을 볼수가 없을거다. 억지로라도 서로를 피하는 그런 사이가 되버린거겠지.
그렇게 걱정하고 설마했던 일들이 하나하나 현실로 돌아오는것을 느낀다.
누군가를 좋아하다가 힘들거나 지칠때면.. 이렇게 계속 힘들바에야..
감기라도 확 걸려서 몇일 아프고나서.. 깨끗하게 잊어줄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한다.
아주 웃기게도 타이밍하나는 좋다.
이렇게 약먹고 몇일동안 잠만자고 일어나면 아무렇지 않게 웃을수 있을까?
녀석이 그렇게 바라던 친구로도.. 내가 그렇게 원하던 그이상으로도..
..결국 우린 아무것도 되지 못한거다.
바보같은 나는 지금도 모르겠다. 대체 나에대한 녀석의 감정을..
그리고.. 녀석을 잊어야한다고 자신에게 수십번씩 다짐하는 나의 감정도..
이제 또다시 녀석을 잊고 예전의 나로 돌아갈 나의 모습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은 돈을주고도 살수가 없고.. P는다고 P어지지 않는다는거.
녀석은 내가 아닌거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친구에게 인형을 건네주면서 나의 마음도 모두 인형에 담았다고.
이제는 남은게 없다고 말해주고싶다.
한가지 아쉬운건.. 누군가에게 보여지지도 않고 찢겨진 보라색편지가..
조금은 속상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바보. 결국은 날 놓아주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