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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414 , 2015-01-06 01:20 |
#1. 아침 개
대문을 열어두면 재롱이는 나가지 못하도록 집 현관 안에 있어야 한다.
아침에 낑낑대는 소리, 바깥에 사람이 웅성이는 소리.
개가 나가고 싶은 마음이 전해짐을 무시..하고 더 누워있었다.
조용해진 것도 잠시, 재롱이가 거실에 올라왔다는 엄마의 신호에 벌떡 일어났다.
마당개가, 내 방에, 펄쩍, 뛰어 들어온다, 예끼, 나가, 나가, 안 가네
#2. 밤 개
대문을 여니 뭐가 스스륵 나오는 소리, 개가 목줄에 매여 있다.
아빠는 재롱이가 아빠의 운동화를 물어 뜯었다고 했다.
집에도 못 들어오고, 목줄도 묶어놓았다.
그래도 싸다, , , 그런데 비가 더 온다.
목줄을 풀어놓았더니 현관계단을 올라와 밖에서 낑낑대는 소리가 한껏 난다.
비명에 가까운 소리라기 보다는, 애처로운 신음소리이다.
어쩜 손이 절로 현관문에 향할까, 너로 인해, 누나는, 또 혼나겠지.
아무래도 비가 오는데 비가 안 오는 데가 없어서 여기에 들여놓고 그냥 자자
#3. 현관 개
제 처지를 아는양, 밤처럼 조용하게, 공기처럼 있는둥없는둥, 그렇게 앉아 있다.
도넛방석 안에 제 몸을 둥글게 말아 온몸의 온기를 묻혀 제 몸을 데우고 잔다.
니가 예쁘지만, 기어오르지 마. 내 옷에 털이랑 발자국이 묻어..넌, 마당개야..
아빠 신발 물어뜯으면, 빗자루를 물어뜯으면, 너를 뭐,, 뜯기 기네스라도 보내줄 줄 아니
누나가 개껌 사줄테니 그걸로 타협보자.
재롱이, 남자, 2세, 마당에 서식. 호기심 왕성한 편.
안 뜯다 뜯고, 사람이 없으면 가끔 게 짖는 얘, 정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