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710 , 2015-09-21 02:28 |
토요일에 퇴근하고 상견례까지 3시간이 남았지만
집까지 갔다가 다시 약속장소로 가기에는 시간이 짧아서
일하는곳 근처 카페에서 시간때우며 마음을 가다듬다가
날 픽업하러온 엄마차를 타고 그곳에 도착을 했다.
안신던 구두도 신고, 원피스도 입고
네식구 총출동한 모임도 몇번 없어서
식당으로 가는 차 안이 어색하기만 했지만
그래도 날 위해 시간 내주는 엄마, 아빠, 동생이 고마웠다.
차가 막히는바람에 5분정도 늦어서 좀 마음이 무거웠지만
오빠네 어머님께서도 상견례 약속을 미루셔서
두 가족 모두가 '서로 한번씩 실수했다' 라고 생각했다.
어색함과 적막이 감도는 식당안에
저만치 테이블 한켠에 보이는 신랑신부 한복입은 인형이
상견례를 의미하는듯 서있었고
안부인사와 가족소개이후
죽과 회가 연이어 들어올 때 마다 어색함은 점점 사라졌다.
예상외로 아버님보다 어머님께서 말씀을 많이 하셔서
울엄마와 끈임없는 이야기를 나누시느라
두분은 식사도 제대로 못하신듯 했다.
오빠와 나, 두 여동생들은 그냥 먹기만-ㅋㅋㅋ
나름 신경써서 잡은 큰 일식집이었는데
역시 자리가 자리인지라 좋은 음식을 먹어도 먹은것 같지도 않았고
다리쪽이 뚫려있는 다다미 방이라 편할줄 알았는데
괜시리 다리가 저려왔다.
그래도 서로 자식의 칭찬과, 내 자식의 흉(?)을 적절히 섞어가며 말씀을 나누시니
예상보다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식사자리였다.
말씀하시는 중간 중간 우리 둘을 배려해주시고 신경써 주시는 마음들이 느껴져서
식사하다가 몰래 울뻔한적도 여러번이었고
오빠만 눈치챘는지 내 앞에서 나를 쳐다보고 어리둥절 했다.
마지막쯤
결혼진행을 어떤식으로 하실지에 대한 집안의 의견들을 말씀하실때에도
상대 집안을 배려하시는 모습과 부담주지 않으시려는 모습들이 보여
감사하기도 했고, 뭐 그러했다.
7시에 시작된 식사가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까지 이어질줄이야.
오는길은 약주하신 아빠를 대신해 엄마가 운전을 하고
집에 오자마자 씻고 어머님 아버님께 도착문자 보내드리니
도착한 답장-
*
좋은 분위기 속에서 상견례 잘 하게 되어서 좋았고
좋은 부모님 밑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아
아리따운 숙녀가 되었구나 생각했어.
결혼예식까지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행복한 시간되길 바란다.
이 밤도 단잠 이루시길 바라며 안녕~^^
*
라는 아버님 문자를 받고 기분좋게 잠이 들었다.
이렇게 상견례가 끝이 나고 나니
그래도 큰 산을 하나 넘은기분이고
어깨가 무거워지지만
가족의 힘으로 든든하기도 한. 그런 날이었다.
한없이 부족한 나인데
정말 복받았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늘 불행하다고 나를 많이 자책하고는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믿어주시는 가족들이 있다는걸 알게되니 마음이 든든했다.
결혼준비도
나를 위한 내 인생도
앞으로도 별탈없이 잘 해나갈수 있기를 ...
억지웃음
15.09.21
좋은분들이 계신 가운데 어렵지만 큰 일 잘 치루어 내셨네요^^ |
2407
15.09.22
감사합니다^^ 끝내고 나니 후련하네요~ㅎㅎ |
무아덕회
15.09.21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감동도 되고, 울컥했다가 다시 마음 따뜻해지고...고생하셨네요. 정말 산 하나 넘으셨네요. 무사하셔서(?) 다행이고 축하드립니다. ㅎㅎ |
2407
15.09.22
상견례를 좀 길게한것같은데 그시간동안 만감이 교차했어요 ㅜㅜㅎ 축하 감사합니다 ^^ |
向月
15.09.21
왜인지 부러워요ㅎ |
2407
15.09.22
준비 한다고는 하는데 아직 뭐가뭔지 잘 모르겠어요ㅎㅎ |
B
15.09.21
수고하셨어요~^-^ 결혼식 준비도 잘 하셔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행복한 신부 되시길~기원합니다. |
2407
15.09.22
저야뭐 ㅎㅎ 부모님들이 고생해주셨죠 ㅎㅎ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