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루틴'이다
하수들은 생활이 불규칙하다.
변수가 많다. 일관성이 떨어진다.
쓸데없는 약속이나 이벤트가 많다.
차분히 앉아 있지 못한다.
번잡하고, 번잡하게 만든다.
계속 전화가 오고, 전화가 없으면 이쪽에서 전화를 건다.
가만있지를 못하고 자꾸 약속을 만든다.
온갖 모임에 다 출두한다.
오라는 곳, 오지 말라는 곳,
갈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을 불문하고 다 참석한다.
감투 쓰는 것도 좋아한다.
점점 생활은 복잡해진다.
점심 저녁 약속이 꽉 차 있고,
저녁은 두 세 탕씩 뛰기도 한다.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사람 같다.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왜 그렇게 사람을 만나고
바쁜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무언가 엄청난 일을 한 것 같지만
실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고수들은 생활이 ‘심플’하다.
잡다한 약속이 없다.
규칙적이다.
쓸데없는 일에 시간과 정력을 빼앗기지 않는다.
할 일이 명확하다.
리듬 깨지는 것을 싫어한다.
일을 할 때는 온전히 일에만 집중한다.
그들만의 ‘루틴’이 있다.
2005년 <웰컴투 동막골>로
대한민국 영화대상 음악상을 수상한,
영화음악의 대가 ‘히사이시 조’는
17장이 넘는 솔로 앨범을 발표했고,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 등
다수의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그의 말이다.
“프로란, 계속해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일류와 이류의 차이는,
자신의 역량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지요.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어느 날은 괜찮고, 어느 날은 그렇지 않다면
프로가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분에 자신을 맡기는 것은 위험합니다.
순간적인 기분에 의존하면,
연주가가 갖추어야 할 긴장감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페이스 조절을 위해서는 일상생활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최대한 규칙적이고 담담하게 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기분에 상관없이 꾸준히 일을 하지 않으면
납기를 지킬 수 없습니다.
장거리를 뛰기 위해서는,
페이스를 무너뜨리지 말아야 합니다.
일정한 페이스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마음가짐도 갖추어야 합니다.”
보통 음악가라고 하면
술 마시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내키면 일하고
내키지 않으면 일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완벽하게 부수는 말이다.
핵심은 ‘루틴’이다.
제주의 화가 이왈종도 그렇다.
자발적 단순함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잘 나가던 교수생활을 포기하고
서귀포에 간지 20년이 넘었다.
저녁 9시에 자고 새벽 3시면 일어난다.
작업하는 오후 5시까지는 외부인을 들이지 않는다.
사실 작가는 외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좋고 그렇지 않으면 장돌뱅이다.
틈틈이 비워둔 시간과 여유,
자기만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
‘퀄리티 타임’을 좋아한다.
작가는 외로워야 한다.
그래야 작업이 가능하다.
적적한 상태야말로 몸과 마음이 비워져 있다는 뜻이다.
요즘 동시에 몇 권의 책을 쓴다.
많은 글을 쓰려면 생활이 심플해야 한다.
저녁약속이 있거나 늦게 자거나 술을 마시면
리듬이 깨진다.
완전 승려의 생활이다.
예전엔 술도 좋아하고 모임도 제법 많았다.
요즘은 저녁약속을 거의 하지 않는다.
주로 점심으로 대체한다.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쓴다.
글을 쓰다 지치면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한다.
점심을 먹고 서점에 가거나 영화를 본다.
아니면 산책을 한다.
책을 읽거나 읽은 책의 주요 대목을
정리하거나 신문을 본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수시로 차를 마신다.
보이차, 우롱차, 녹차, 연잎차, 메밀차, 커피 등등..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다.
낮잠도 즐긴다.
저녁을 먹고는 가족들과 논다.
9시쯤 잠자리에 든다.
완전 새나라의 어린이다.
따분해 보이지만 즐겁다.
성과도 제법 난다.
당신 생활은 어떠한가?
매일매일이 달라 뭐라 꼬집어 얘기하기 곤란한가?
아니면 규칙적인가?
지금의 생활패턴으로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는가?
바꾼다면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는 힘을 길러서는 안된다.
오히려 정반대여야 한다.
문명은 무엇을 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행동할 때,
그리고 그런 횟수가 많아질 때 진보해왔다‘
위대한 철학자 ‘화이트헤드’의 말이다.
매 순간 무언가를 의식하고 행동하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무의식적인 나름의 의식’이 필요한다.
좋은 습관과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루틴’이 핵심이다.
매일 아침 뭔가를 결심한다면,
그 자체로 이미 실패다.
억지로 하는 결심은 에너지를 빼앗기 때문이다.
범죄자가 또 다시 범죄를 반복하는 것은,
습관 때문이다.
악습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명망 있는 집안이 대를 이어 인재를 내는 건
우성유전자나 경제, 사회적 기득권 때문만은 아니다.
좋은 습관이 대물림 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고수의 삶에는 특별한 노하우가 ‘없다’!
고수는 나쁜 습관을 계속 버리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힐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하수는 나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반복하는 사람이다.
- Han's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