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 운이 좋았다.
두번째 해외 생활이라 기대감이 훨~씬 적은것도 사실이었지만, 좋은 주변 사람들 덕분에 남들이 어렵다는 서류 작업과 집 구하는 일도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일도 얻어 걸린 셈이었다. 정말 1년간 쉼없이 놀다갈 목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꿈꾸며 왔었는데.. 난 지금 참.. 여유롭고 행복하다.
서울에서도 매일 야근하는 회사는 아니었는데 답답한 느낌과 주위 환경이 만들어 놓은 테투리안에 나도 모르게 만들어지는 잣대들로 내 자신이 변화하는 모습에 실망하기도 했었고, 갑작스런 도시적인 환경에, 뒤쳐지면 안된다는 압박감에 어느샌가 내 자신과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휴식은 있었지만 여유는 없었다.
'어쩌다 어른' 의 한구절. ' 서울에는 걷기 좋은 길이 많지만, 한동안 자주 걷지 못했다. 바빠서라는 것은 핑계일 테고, 나의 삶과 지나치게 밀착해 있는 도시인 탓에 느긋하게 마주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나도 그랬다. 느긋하면 안되는 것처럼 돌아가는 생활에 뭐하나 더 하려고 아둥바둥 살았고, 그래서인지 주말이면 손하나 까닥하기 싫은.. 침대와 내가 한몸이 된.. 무기력함의 연속이었다.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독일어.
유창하게는 바라지도 않는다. 어차피 제 3개국어는 유창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내 나름대로 세워둔 목표니까.
독일어를 사용하지 않는 회사 생활. 독일어로 몇마디 해보다 안되면 영어로 바로 전환하는 나로 인해 독일어는 참 느리게 는다. 매일 학교를 가지 않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어학을 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머리도 녹이 많이 슬었고.. 가래 뱉는 발음과 단어는 어찌나 긴지..
내 페이스대로. 굼벵이처럼늘면 어떠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