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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
 Interstellar   일상
조회: 1072 , 2017-08-19 00:00
무척이나 진지한 말투로
차분하게 설명하길 좋아하는
조금은 우연의 기적을 믿어왔던
약간은 어리숙해 보이던 그는
오늘 자신의 연애세포가
완전히 절멸하였음을 느꼈다.

그에게
그간의 억울함과 후회들이 밀려왔다.
뜨거운 눈물이 흐르진 않았지만
그의 두 귀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남중 남고 공대 군대 그리고 연구생 생활
혼모노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왔던 그였지만
이성 없는 세상을 살아왔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두려움은
현재 겪어야 할 외로움보다도
앞으로도 겪을 외로움을 참아내는 것 보다도
근본적이고도 충분히 우려할만한 것 이었다.

이성을 대하는 감각들이 둔화하고 퇴행되어
그가 진심을 다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표현하는 방법들을 모두 잃어버리는 것.
그런 생각이 스치자 그는 창문이 없는 곳에서도
세찬 바람이 마음 깊숙히 불어오는것을 느꼈다.

앞으로도 그는 계속 혼자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전히 외로움에 저항하며 발버둥치겠지만
나는 그를 응원 할 것이다.

그리고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그는 답을 찾아낼 것이다. 늘 그랬듯이.

아니
그렇게 나이만 먹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