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시원하게 뚫린 자전거 전용도로인
동부간선도로로 출퇴근을 하다보면
내 어릴적 중3때부터 고3때까지
매일 새벽마다 자전거를 타고
신문배달을 하던때가 가끔씩 떠오르곤 한다
지금은 벌써 수십여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그때는 내 어머니도 살아계셨고
그리 넉넉한 집안형편은 아니었지만
우리 5식구
아버지 어머니 형 나와 여동생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복했었다
나는 일찍 돈을 벌어서
젊은 아버지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가장이라는 짐을 나눠지고 싶었다
전기 현장을 찾아 전국방방곡곡
쉬는날도 없이 매일 전기일을 하시느라
새벽부터 저녁늦게 까지 일하시고
한잔술에 의지해 피곤한 육신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버지의 인생의 무게는
어린내가 보기에도 무겁고 버거워 보였다
그 가장의 짐을 내려 놓고
장성한 삼남매를 키워내신 그 어깨와 몸은
어느새 70세를 훌쩍넘어
그 넓던 어깨는 힘이 쇄약해지고
여기저기 몸성한곳 없이
집에서 노년의 삶을 살고 계신 분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
그리고 내 마음 깊은곳
원망과 분노의 감정을 갖게도 하셨던 분
그 이름 아버지
내가 어느덧 어릴적 내 아버지의 나이쯤
시간의 강을 흘러
현재의 시점에 서서 뒤돌아보니
그시절
아버지의 마음이 어떠 하셨을지
아버지의 상처와 아픔이 어떠 하셨을지
아버지의 인생의 즐거움과 낙이 무엇이었을지
어렴풋이 짐작해보니
참으로 모진 인생의 풍파를 피하지 않고
묵묵히 견디며 맨몸으로 헤쳐나오신
아버지의 삶이 고단하였고 힘들었지만
그로인해 아들인 내가 이만큼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주셨음에
감사할 수 밖에 없다
나는 내 삶에 시간의 강에서
어느정도 지나와 있을까?
그리고 얼마만큼의 시간이 내가 남아 있을까?
마지막 인생의 마지막에 도착했을때
나는 과연 내 부모님들의 삶과 비교해 봤을때
부끄럽지 않은 아들의 인생을 살았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
그저 과거의 시간을 바꿀수 없기에
지금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는것이
내가 할수 있는 전부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