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원정 진료까지 오게 되었다. 제이슨 형이나 부자 아줌마까지 나를 위해 스페셜 리스트 닥터를 찾는 것을 도와주셨지만, 1월 둘째주나 되야 그들을 만나는게 가능했고, 아직 패밀리 닥터가 없는 나에겐 그들을 만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겨우 다음날 진료 가능한 풋앤 앵클 스페셜 리스트 한인 닥터가 있어서 제이슨 형과 함께 애틀랜타에 새벽 비행기를 타고 왔다. 매번 올랜도 공항으로만 가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 옆동네에 있는 멜번 공항으로 갔는데 규모만 작을뿐 모든게 잘 갖춰져 있어서 놀랐다. 그리고 비행기 티켓팅에 핸디캡 신청을 했는데 직원들이 어찌나 조심히도 비행기 좌석까지 날 데려다 주는지 휠체어가 비행기를 이용하는데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공항의 모든 시설이 장애인들을 위해서 너무 잘 갖춰져 있었고, 내가 직접 핸디캡을 겪고 나서야 편의성을 알게 되었다. 전날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와서 그런지 너무 피곤하여 비행기 안에서 30분 정도 눈을 부치고, 그렇게 1시간 10분을 비행하여 애틀랜타에 도착해 아침 일찍 닥터를 만났다. 엑스레이를 촬영 후 확인한 그녀는 내게 뼈는 아주 정상이지만, 인대쪽에 문제가 있다고 판명하였다. 아무래도 업무 특성으로 인해 너무 오래 서있다보니 인대에서 무리가 간 것이라고 한다. 오래 서있기도 하지만 무거운 것도 많이 집어야 하다보니 더 그런게 아닌가 싶다. 그러고보니 오래전 군대에서 발목을 심하게 다치고 치료를 잘 받지 못해서 군의관으로부터 만성 인대 불안정성 이라는 결과를 받은게 불현 듯 생각났다. 이 문제도 거기서부터 발현된건지 자세히는 모르겠다. 환부에 주사를 맞고 싶었지만 인대가 긴장상태에 발쪽의 인대는 다른 인대에 비해 너무 얇다보니 잘못 하면 스테로이드 주사로 인해 인대가 끊어질 수도 있다고 해서 우선 먹는 스테로이드를 일주일치 처방 받았다. 그 후에 연락하면 소염진통제를 처방해 주겠다고... 두개를 동시에 섞어 사용하면 몸에 무리가 간다고 이렇게 나눠서 하는게 베스트라고 한다. 그리고 움직이지 말고, 부득이하게 움직일 경우 환자를 위한 워킹 부츠가 있으니 그걸 신고 천천히 움직이고 평소에 신을 신발로는 호카 브랜드 신발을 추천해줬다. 최근에 비싼 온 러닝 슈즈를 두 켤레나 선물 받았는데... 워킹부츠는 바로 오더했지만 신발은 천천히 더 알아봐야겠다. 최근들어 살이 빠지면서 식성이 줄었는데, 최근들어 오늘처럼 많이 먹은 것도 오랜만이다. 아직 플로리다에 사는 나에겐 한국음식은 여전히 귀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하루에 먹은 것만해도 갈비탕, 한국식 핫도그, 페리카나 치킨, 돈까스, 족발, 짬뽕, 짜장, 탕수육, 닭곰탕, 붕어빵, 호두과자, 빵까지... 제이슨 형과 이걸 하루만에 다 먹었다. 정말 많이도 먹었다.ㅋ 새벽 4시에 일어나 다시 공항으로 가야하는데, 두시간 반도 남지 않았다. 얼른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내 집이 최고다. 매번 여행의 끄트머리쯤엔 집이 그리워지는 걸 보면 나이가 들었나 싶다. Anyway. 약이 이 문제를 꼭 해결해 줬으면 하는 기대를 높게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