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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느님
 벌써부터 출국 준비(다음 입국 준비)   미국에서의 삶
덥다요 조회: 192 , 2024-08-06 19:56
오늘도 뒤늦게 집에서 나와 밀려있던 일들을 했다.
은행 계좌 개설, 운전면허 조기 갱신.
어제는 사진을 찍고, 예전 단골 미용실 이모한테 인사도 드렸다. 두 사장님 모두 반갑게 맞아주셨다.
11년전쯤 이력서에 넣을 사진을 찍었던 사진관에서 조금은 나이가 든 나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사장님이은 여전하셨고, 이제는 더 깊은 연륜이 보이셨다. 
나도 이제는 나이들고 미국가서 더 늘은 것은 친절함과 넉살뿐인 것 같다.
내가 어디에서든 나이 먹어가 듯.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어느 위치에 있던 같이 나이를 먹고 있는 것.
논리는 알지만 실제로 그것을 마주하는 순간 기분은 정말로 묘하다.
그렇게 밀려있던 한국에서의 삶을 잇기 위한 일들을 어제부터 하였고, 이제는 명의 전화만 해결하면 될 것 같다.
아, 그리고 정밀 건강검진도… 오늘을 기점으로 어느덧 43일밖에 남지 않았다.
17일이란 시간을 난 가치있게 쓰기도 했고 아주 널널하게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날 오래 기다려준 가족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 이 시간이 나에게는 정말 방탕하게 보낼 수 있는 휴식이기에 이기적으로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조금만 더 서둘러 빨리 해야할 일을 마치고 지인들에게 집중할 시간을 많이 가져야지…
아직 한달 이상의 시간이 남이 있고, 17일동안 느꼈던 감정보다 더 깊고 행복한 마음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만큼 깊은 행복을 느낀만큼 얼마나 아쉽고 그리울까.
만남의 반가움과 감격만 생각하고 한국에 왔지만, 막상 하루하루가 이제는 조금씩 익숙해져가는 이 시점에 벌써부터 
어떻게 가뿐히 헤어질지 걱정이 든다. 막상 겪고보니 가족과 지인을 만났을때가 문제가 아니었다.
너무 담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모두와 헤어질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아직 시간은 충분한데, 언젠가 꼭 마주할 시간이기 때문에 막막하다. 
친구가 했던 말이 있다. 떠나는 사람보다 남게 되는 사람이 더 많은 감정을 갖게 된다고…
물론 동감하지만 나 또한 이곳까지의 걸음이 힘들었기 때문에 많은 감정을 담고 무겁게 떠나겠지…
궁상맞게 뭐 벌써 이리 우울해 하는지. 에휴, 더 노력하고 타지에서 열심히 달려서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면 되는거니…
이번이 시작일 뿐이지 마지막은 아니니 정신 차리자.ㅎ
이 짧은 글속에 와리가리 하는 내 감정이 잘 보인다. 암튼 아직은 아쉬워할 때는 아니니까 하루하루에 더 충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