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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평범소녀 탈출기.   미정
구리구리. 조회: 1296 , 2002-06-01 22:57

  단 하루만이라도 날 붙잡고 있는...

  망할 그녀석.... 공부... 학교... 학원... 부모님... 사람들의 기대....

  를 다 무시해버리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바다든 산이든 강이든 호수든.... 장소는 상관없다.

  그냥 아무도 날 모르기만 한다.

  내가 술을 마시던, 내가 담배를 피던, 내가 그놈이름을 부르며 울던.

  물에 들어가서 미친척하고 놀던...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

  아무도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 그런곳.

  내가 잘보여야 한다거나 내게 잘보여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런 낯선 곳에서 딱 하루만이라도 살았으면 좋겠다.

  세상에는 왜이렇게 지켜야 되는게 많은걸까?

  헌법에 써져있지 않아도 우리에게는 너무 지켜야할것들이 많다.

  잊으려는 그놈을 다시 붙잡거나 사랑한다고 고백해선 안되고

  엄마의 강요로 준비중인 외고에 떨어져서도 안되며

  내 꿈이 무엇이든, 내가 뭘 잘하든 의사나 변호사가 되어야하고

  머리카락 만지는 걸 좋아하는 내가 미용사되겠다고 하면 절대 안되고

  시험에서 90점을 못넘으면 안되고

  엄마를 실망시켜도 안되고.

  아무리 아프고 열이나도 조퇴나 결석을 하면 안된다.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것들.

  그의 앞에서 나오려는 울음을 간신히 참고... 사랑한다는 말을 조용히 입에 담고는

  그를 돌아서 오는 나...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학원 수업에 스트레스 받으면서 항상 꾸중듣는 나...

  시험기간만 되면 혼자 안절부절하고 혼자 걱정하는 나..

  아프더라도 열이나더라도 이를 물고 참고있는 나...

  왜 사람들은 모를까?

  아무렇지도 않게 스쳐지나가는 일상에 어떤 누군가는 상처받고 쓰라리며 아파한다는걸.

  세상은.... 나같이 규칙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지옥같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