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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사람입니다   2002
맑음 조회: 1959 , 2002-06-19 04:30
날씨가 좋았다. 이탈리아전은 왠지 질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지만 이겼다.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마다 대한민국이 존재한다.
정말 맛있는 해물스파게티를 먹었다. 오늘은 맛있는게 먹고 싶었다.
스파게티가게서 고등학교 때 친구를 만나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문득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다.

축구를 보며 술을 마셨다.
별로 좋지 않은 경기 내용에 많이 마셨다.
그리고 집에 왔다가 다시 나가서 좀 걷다가 술 깨서 집에 왔다.
부모님이 한잔하고 오셔서 같이 앉아 있었다.
난 널어놓은 빨래를 느지막하게 걷어서 게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세대주가 내게 지랄병한다고 했다.
세대주는 그게 욕이 아니라고 하지만
22년 동안 커오면서 생각하길 사람이 사람에게 지랄병한다고 하면  그건 나쁜 말이라고 여겼다.
세대주 표현에 의하면 뱀대가리처럼 고개 빠짝 치켜들고 대들었다.
나는 째려보면서 빨래게는데 무슨 지랄병한다는 거냐, 그런말 마라고 하였다.
세대주에게 가방으로 맞고 그다음엔 빗자루로 맞았다. 빗자루 다음엔 손으로 쳤다.
왼쪽 뒷통수가 아프다.
세대주는 니가 그렇게 많이 컸으면 니 마음대로 나가서 살라고 한다.
아니, 그럴건지 어쩔건지 결정하라고 한다.
분하고 서럽고 억울하고 비통한 마음에 눈물이 마음대로 나왔다. 콧물도 따라 나왔다.
아무 말도 안했다.
세상에 모든 아버지...세상의 모든 딸들....
같은 사람 하나없고 사는 방식도 제각기 다르겠지.
세대주 핏줄 타고 났지만 난 세대주와 사고방식, 가치, 신념, 지금 속해 있는 세상에 대한 견해가
다 다르다.
아버지는 딸에게 지랄병한다고 말해도
딸은 그런말하지 말라고 뱀대가리처럼 고개 빠짝 치켜들고 대들면 안된다.
이것이 세대주의 생각이지
아버지는 딸에게 좋은 걸 가르쳐주어야지
아버지는 딸에게 지랄병한다는 말하면 안된다. 그건 욕이다.
내가 뇌성마비나 정신지체아도 아닌 이상 발작이나 발광 비슷한 지랄병한 기억은 없다.
그리고 분명히 지랄병한다는 말은 욕이다.
그게 세대주에게는 일상 생활 용어라....
내가 못참는다.
내 아버지는 딸 앞에서 나쁜 말을 하면 안된다.
딸의 인격을 무시하고 소유물 취급하거나 동물처럼 때려서도 안된다.
이제 맞는 것도 진절머리난다.
잘못 행동해서 맞은 기억은 없다.
당신 분풀이로 옆에까지 화가 미쳐 때린거겠지..
2002년 6월 19일 수요일 새벽 4시경에 맹세한다.
자식들 철들면 절대로 손찌검하지 않겠다.
자식들 앞에서 감정에 치우져 이성을 잃고 행동하지 않겠다.
자식들을 분풀이 대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

솔직히 무슨 이유로 맞은 건지 모른다.
누가 피해자일까..
아버지는 항상 날 실망만 시킨다. 서러운 눈물만 흘리게 한다.
당신 살아있는 한 절대로..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 무덤에 들어가면 그때는 눈물로 용서할 겁니다.
살면서 눈물만 흘리게 하는 부모따위..살아있는 한 용서안할 겁니다.
당신 숨 멎으면 그때는 정말 울다가 지쳐 쓰러질 정도로 내 속에 한 다 풀어버릴 겁니다.

아버지...제발 내게는 지랄병한다느니 등신같다는 소릴랑 말아주세요.
나는 아버지에게 그런 소리 들을 정도로 나쁜 짓같은 거 하지 않아요.
당신이 낳은 자식을 당신 앞에서 그렇게 뭉게버리지 말아주세요...

Bohemian   02.06.19 님..

생각과 마음이 깊으시네요..
참하신 분 같아요..
그래요..
님의 다짐처럼 그렇게 하세요..
그게 가장 올바른길 같으네요..

혼자서 술 한잔 하세요..

힘내세요..
젊은 22살이잖아요..

화이팅!

똘.   02.06.19 하하;

님 말투가 넘 웃겨여..ㅋㅋ
당연히 남자실줄 알구 읽어내려가는데 ..
그런데 아버님은 워떠케 여자를 때리신다요..
그래두 우리 남자놈들처럼
'투박'하게 맞진 않겟지요ㅎㅎ

★꼴   02.06.19 눈물한방울..!!

정말 힘든하루가 또 지나가네요...

님역시 그런하루를 또 보냈겠네여..

부모라는 존재가 이세상 어떤 직위보다도 힘든거라고
하더군요..

그자리를 지킬려면 적어도 속으로 앓아야하고

웃음으로 눈물을 참아야하고,,인내로 끊임없이

무엇이든 쏟아부어야 하는거니까여..

정말 세상에서 제일 보기도 듣기도 싫어서

어디론가 가버렸으면 했던 우리 아빠얘기좀 하려구요..

찔러도 피한방울 안날정도로 무식하고 생각없이

사시는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식들 생각한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어서 더없이

원망만했는데 그런 아빠가...

ㅈ제앞에서 눈물을 보이셨어요,...

잘하지도 못하는 술을 드시고는 한없이 울더군요..

어머니가 보고싶다고,,,,,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가 너무 보고싶다고,,,

정말 인간같지도 않다고 생각했던 아빠에게서 눈물을

봤다는건 더없는 충격이였어여...

그이후로는 가여웠어여..

부모를 일찍 잃고 부모님 사랑이 뭔지 모르고 자란

아빠는 아직 부모라는 자리가 서툴고 무겁기만했을거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도 미울때가 많지만,.,...그 눈물 한방울로

다시 우리 아빠가 인간으로 보이기 시작했어여..

사람은 누구나 인간적인 본성은 갖고 태어나는 거니까..

더많이는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중이예여,,

님도 노력하세여..

보기도 싫고 듣기도 싫겠지만,,,

곁에 있기때문에 그 미움도 있는거라고 생각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