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헬스장 런닝 머신위에서 뛰는 사람보면 좀 우스워 보였다.
헬스장은 보통 유리로 되어있어서 밖에서도 다 보이는데가 많다.
한번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본 적도 없었다.
돈내고 저 힘든걸 사서 하는것도 아깝고 여차저차....
토요일
난 런닝 머신 위에 있었다.
요새 매일 한시간정도를 달린다.
이젠 양손에 아령을 들고 달린다.
얼마정도 힘들게 뛰다 걷다 반복하다 보면 하체에 힘이 빠져 중심이 기우뚱 해질때가 있다.
그래도 넘어진적은 없었는데 순간 돌아가는 런닝 머신위에서 발을 헛딛었다.
얼른 손잡이를 잡았으면 됐는데 난 양손에 아령을 쥐고 있었다.
돌아가는 기계는 나를 기계밖으로 내동댕이 쳤고 난 양 무릎에 심하게 타박상을 입었다.(지켜보는 사람에게 쪽팔린 마음의 상처까지..)
멍하게 쓰러져있는 순간에도 내 양손엔 아령이 꼭 쥐어져 있었다.
순간 놀라웠다.
넘어져서 다치지 않으려는 본능보다 손에 쥔걸 놓지 않으려는 본능이 더 강하다니.
아령을 손에 놓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해봤다.
가볍게 손을 쥔것이 가볍게 손을 편것보다 쉽고 편했다.
신기해서 다시 한번 손을 꼼지락거려봤다.
쥔것을 놓지 않으려는 본능...
난 가진게 없다고 잘 비관하는 편이다.
하지만 난 얼마나 많은걸 쥐고 있었던걸까.
내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은 이상하게 하나님께 가는데 방해가 된적이 많았다.
나에겐 과잉보호에 가까운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이 있고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는 성격과 나만이 가진 지식,그리고 젊음이 있다.
난 이것을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
가진것을 믿고 하나님을 믿지 않았던게 얼마나 많았을까.
쥔것 때문에 내 몸이 쓰러져 온몸에 멍이 들어도 쥔 손에 힘을 더 주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을까.
멍든 무릎에 파스를 뿌리면서 나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