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쵸코파이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던것 같다.
아니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것 보다 다른게 더 맛있는것 같다.
쵸코렛도 좋아하고 파이도 좋아하는데 두개가 붙은 쵸코파이는 왠지 싸고 흔하고 좀 지겹기까지한..그런 느낌이 든다.
쵸코라 함은 일단 지방과 쵸코가루(코코아분)의 비율이 잘 맞고 넘 달지 않으면서 쌉싸름해야 맛있고 파이라 함은 뭔가 겹겹이 밀가루가 겹쳐있어 조직이 부드럽거나 겉보기에 반죽으로 체크무늬를 그리고 있어야 왠지 파이라 불릴 자격이 있는것 같다.
그러나 쵸코의 자격도 파이의 조건도 맞지 않는데 이름이 쵸코파이라서 건방진 느낌까지 든다.
하지만 우리나라사람이라면 쵸코파이와의 추억쯤은 다 갖고 있을거 같다.
쵸코파이는 맛보다도 정으로 더 먹는것 같다.
더군다나 교회와 쵸코파이는 참 밀접하다.(누구는 군대라고 우기겠지..하지만 난 군면제라서...)
선교지에가면 아무것도 아닌일에 시험에 들거나 신경이 예민해지는 경험을 하게된다.
일본 츠쿠바대학에서 나와 우리조원들은 신들린듯 전도를 하고 약속시간보다 좀 늦게 집합지에 모였다.
그런데 어떤 전도사님이 좀 화가 나셨는지 사람들 많은데서 유독 하필 내이름을 호명하며 굳은 얼굴로 나를 으슥한 차뒤로 데리고 갔다.
그리곤 왜 늦었냐며 약간의 책망을 들었다.
늦은건 잘못한거지만 나만 늦은것 도 아니고 우리조원이 다 모여오느라고 기다리다 늦은건데 게다가 조장언니도 있는데 왜 수많은 사람중 나를 불러다가 대표로 뭐라고 그러시는지 괜히 화가 나면서 억울하기도 해서 사람들 없는 구석을 찾아 울어야 속이 좀 시원할 것 같아서 아무도 없는데를 찾았다.
알맞은 장소를 찾아 이젠 안심하고 울어야지 정신을 집중하는 순간 같은 조원중 한명인 경선이가 불쑥 찾아왔다.
그리곤 `언니,속상해서 그래?`라고 묻는데 그 모습이 넘 귀엽고 천진해서 너무나 위로가 되는 순간이었다.어디선가 노래가 들려오는듯 했다.`말하지 않아도~ 알아~~`
경선이는 주머니에서 쵸코파이 하나를 꺼내 몰래 내 주머니속에 넣어주며 언니만 먹어라고 속삭였다.
이번엔 넘 고마와서 눈물이 왈칵 흐를것 같았다.
저번주 리더 모임이 끝나고 팀모임 하기전에 송요해간사님이 혼자 뒤에 앉아있는 내게 주머니속 체온으로 뜨뜻하게 데운 쵸코파이를 전해줬다.
오늘도 먹을 복이 있군..
그날은 23팀 리더회식이 있는 날이었다.
한국사람은 회식=고기를 많이 떠올리는데 난 전혀 육식을 못한다.
다른걸 먹자고 밀어 보려 했지만 역시나 모두들 닭갈비를 먹잔 분위기라서 나때문에 먹고싶은걸 못먹으면 미안하니까 별일도 없는데 다른 핑게를 대고 빠져나갔다.
평소 6시쯤에 저녁을 먹기 때문에 8시가 지난 그 시간은 내게 무척 허기진 시간이었다.
그래서 내심 한번만 더 고기못먹는 사람 생각을 해주지 라는 서운함이 들었다.
혼자 추위를 가르고 집으로 향하며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는데 두툼하게 잡히는 뭔가가 있었다.
또 다시 음악이 들리는듯... ~말하지 않아도 알아~~...
그건 쵸코 파이가 아니었다.
바로 `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