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너무 안좋은 일들만 있었다....2000년도...대학에 합격하고 입학했을때만 해도 세상을 다 가진것
같았고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할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왜이리 공부하기가 싫은지..
이래저래 벌써 4학년이 되어버렸다.....이번학기도 완전히 망한것 같고.....아직도 방황을 하고있다...
하지만 지나온 생활을 결코 후회하진 않는다. 나중에 더 시간이 지나면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재밌게 살아왔다. 많이 생각하고 경험하며.....
올해초 아버지께서 폐암에 걸리셨다는 말을 들었다. 말기라 수술도 못하신다고.....
여기저기 병원에 다니며 검사도 많이 받으시고.....결국 그냥 지방에 집으로 내려가셔서 지방 대학 병원
에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계신다.....서러워서 눈물이 났다.....아버지가 너무 불쌍해서......
어머니가 작년에 사기를 당하셨단다......정말 어처구니 없는 사기를 당하셨다.....아직도 정확한 액수는
모르지만 7-8000만원정도 되었던것 같다.....한달에 몇백만원씩 이자를 내면서 지난 일년동안 속으로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지 너무 불쌍하고.....미안했다.....
그동안 집안에 큰 사고 없이 지금껏 살아왔다. 남부럽지 않게.....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족하
게 자라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 혼자만 봤을때는 하고 싶은것들을 거의 하고 살았던것 같다..
막내라서 일까.....그랬던것 같다.
우리집이 평화롭다는데 너무도 자랑스러워했었고.....
그런데 나쁜일이 계속 터지다 보니 너무 답답하고 막막했다. 그래서 속으로 바랬다.....아무 생각없이
살수 있도록 바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그런데 정말로 정신없이 살았다....
올해 초에는 아버지 병간호에 학교도 다니느라 일주일 내내 거의 외박했었고....과외도 하느라 정말
쉴새없이 지냈다. 그런데 그렇게 바쁘다보니 아버지 병원에서 간호를 안하는날이 너무 편했다.....
젠장......정말 비참하다....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내가....
지금 아버지는 지방에 집에 내려가 계신다.....그리고.....몇주정도 쉬시다가 요즘은 다시 회사에 나가신
다.....뒷일이 걱정되시는 걸까.....제대로 말리지도 못했다.....학교를 서울에서 다니느라 집에 자주 못
내려갔었지만 요즘은 매주 내려간다.....과외도 세개나 하면서......요즘도 지금 사는곳에 일주일에 반도
못들어온다. 학교도 다니고 시험기간도 여러번 겹치고...공대생이라 한학기 내내 시험이다.....
물론 공부도 제대로 안한다.....지난주와 이번주에 시험을 핑계대고 집에 안내려갔다...
편했다...내 시간을 많이 가져서......집에 엄마와 형은 참 힘든시간을 보내고 있을텐데...물론 아버지가
제일 힘드시겠지만....
지지난주에 내려갔을때 아버지께서 다른 차에 탄 사람과 안좋은 상황에 있었다....그쪽도 잘못했고...
아버지도 신경질 적이셨다.....예전엔 안그러셨는데.....정신적으로 정말 힘드신것 같았다..하지만 난
그런 모습이 너무 보기싫고 마음이 상한다..그래서 집에 내려가기가 더 꺼려지는것도 같다....
난 참 단순하다....그냥 안보고 있으면 다 해결될꺼라 생각한다. 시험도 보다가 중간에 나오면 시험이 끝
났다고 좋아한다.. 정말 한심하다....
요즘 바쁘고 많은 일이 있어서 집안일이 잘 신경 안쓰인다...아버지께 전화도 자주 안드리고...
엄마의 빚은 어느정도 해결이 된것 같다. 친척분들이 많이 도와주신것 같다. 하지만 그일로 아버지랑
사이가 더 안좋아지셨다. 다들 서로 너무 피곤하게 사신다.....
어머니.....너무도 순진하시고 많이 치이고 살아오신것 같다. 엄마를 보면 화가 날때도 있다....왜 그렇게
바보처럼 사시냐고.....부모님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세대차이일까.....난 나를 위해 살고 싶은데.....
정말 이상한건 요즘 제일 생각나는건 아버지 건강이나 어머니 빚이 아니다..
기말고사 기간에 공부를 하기 싫다는것과.....좋아하는 여자에 관한 일이다.
당장 내일부터 기말고사인데 공부랑 워낙 안맞는것 같다.....의지가 부족한것도 같다.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 싶었고....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고...
이것저것 많이 생각도 하고.....
아직도 현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 같은 사람이 생겼다. 미팅갔다가 어떻게 해서 만나게 된 아이이다.
처음엔 장난식으로 접근을 했다. 부담없이 재밌게 놀려고....하지만 만나고 나니 그런 가벼운 기분이
아니었다. 장난스럽게 만날 친구가 아니라는 느낌과 함께 약간은 부담스러운 관계를 갖게 될듯한 기분
이었다. 그후 그애도 나에게 관심이 있는것 같고 나도 마음에 들어서 자주 만나고 했다....
요즘 한....10일정도....
그동안 혼자서 많이 힘들어도 했고 이래저래 생각도 많이 났다.
그애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포함해 3명이 있다. 들리는 정보에 의하면 나에게 가장 가능성이 많은것
같다.....그동안 두명을....지금의 그애와 같이 자주 만나고 데이트도 하고 했는데 결정적으로 사귀자는
말을 못해서 떠나보내야 했다....누군가를 사귀는것에 대해 너무 신중하고 깊게 생각해왔다.
그래서 바꿔보려고 했는데 막상 누군가를 만나고 나니 그것이 안되었다.
하지만 또다시 떠나보내기는 싫었기에 고백을 했다. 우리 좀더 만나보자고.....다른 사람이랑 비교당하
기 싫으니까 나랑 사귀고 나에 대해...서로에 대해 더 잘 알아보자고.....나 더이상 니가 받는 전화에
신경쓰고 마음 상하기 싫다고.....
그애는 아직도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오늘도 그애와 저녁에 만나서 밥도 먹고 산책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애와 헤어지고 나서 집앞에 와서 맥주를 마셨다. 마음이 너무 허전하고 했기에....
내가 지금 뭘 하고있나 싶고......내가 그애를 정말 좋아하는지도 아직 모르겠다.
오늘은 조금 화가 났다. 내가 뭐하고 있는건지....
뭐가 그리 부족해서 다른 여러 남자들 중에 하나로 비교당하고.....그애에게 잘해주고 잘보이려고 해야
하는지.....(그애보다 내가 낫다는건 절대 아니다....그저.....그저그런 남자중에 하나이고 비교대상중에
하나라는 사실이 자존심이 상했을뿐이다.)
하지만 그동안도 생각이 아주 많이 바뀌었다.....주는것만도 행복하다고.....그래서 나는 주는거라고...
내자신을 위로하기도 했고.....그냥 그애가 웃어주면 좋았고....
하지만 그 마음도 의심이 간다. 일기장의 글들을 쭉 읽어봤는데 역시 사랑의 설레임은 처음일 뿐이고..
언젠간 서로 싸우며 안좋은 관계로 남을뿐이라고......
물론 난 그애에게 정말로 평생 잘해줄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내가 했던 생각을 돌이켜
보면 그 마음이 진심일까 의구심마저 든다.
그애의 예전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상한다. 성격이 털털한듯 해 많은 친구 남자들이 있는것
같고....올해 초에 오랫동안 사귀었던 남자와 헤어졌단다....과연 그사람과는 완전히 끝난걸까.....
그애에게 대쉬하고 있는 남자들에게 전화나 문자가 오면 마음이 많이 상한다.
그래서 사귀자고 했다. 지금은 모르지만 니가 나와 사귄다면 어떤 전화나 문자가 오더라도 너를 믿고
마음 편히 지낼수 있을것 같다고.....그게 아니라면 내가 마음을 비우고 편한 친구로 지내고 싶다고..
더이상 마음 상하기 싫다고........
그렇지만 그애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사귄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것 같다.....머리로는
믿고 싶겠지만 불안한 마음이 없어질것 같지는 않다..
사랑에 대한 믿음이 너무 부족한것 같다.
그냥 처음으로 돌아가 마음편한 친구로 만날때가 된것은 아닐지 생각이 든다.
더이상 누군가에게 어떤 일이로든 상처받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누군가를 믿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양립할수 없는 것일까.....
일단 이번주에 시험이 끝나면 어떻게든 해결이 되겠지...
오토바이가 너무 사고 싶었다. 너무 힘들었고 그것을 풀고 싶었기에 택한것이 오토바이였다.
하지만 그애를 만나고 나서는 그 생각이 반으로 줄었다..그애와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았기에...
그애....아직 모든것을 믿지 못하고...믿을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토바이는 믿을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