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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그래도 예쁘고 아름답게 자라날끄다   2003
엉망진창 조회: 2894 , 2003-07-08 00:00
나쁜 노무 시키들!
세상에 느그같은 저질성 기생충같은 인간보다 열심히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슬플 따름이다!

울집 음식점이다 횟집
며칠 전에 배터지게 잘 묵고 술도 거나하이 마시고 것따가 술 깨는 약을 무려 3종류를 복용한 손님들이 있었다.
담날 띡 찾아와가 넷이서 설사하고 구토를 37번이나 하고 병원에 실려갔다고 두명이 찾아와서 아침부터 소란을 피우고 갔다.
엄마아빠는 그저 어안이 벙벙해서...아무 것도 못하고 걱정만 하고 있었다.
그때 엄마아빠가 바로 병원따라가서 약값내고 음식값 물어주고 왔어야했다.

암툰ㅡ,
그카고 가가지곤 오후가 되니 이젠 여덟명이 병원에 있다고 다시 찾아와서 병원에 가자캤다.
엄마가 주방장 오빠랑 둘이 갔다가 멀쩡한 그들의 얼굴을 본 후 즈그가 주는 진료비 청구서받아들고 왔다. 두넘은 생계가 힘들었는지 의료보험도 안되있었다.
그늠들이 그랬다.
[서울에서도 큰 생고기집에 한 번 갔따가 이런 일이 있어가 이천만원물리주드라, 그러니 아줌마도 고마 가서 칼, 도마 깨끗하게 씻어놓고 한사람에 3k씩 빠졌으니 보약이나 지어달라]
이런..미친 쉐이들!
그래서 오늘 다시 왔는데 한사람 앞에 오십만원씩 요구했다.
다하믄 얼마고..400마논이가..것따가 병원비까정 보태야될끼고..
어제 밤새도록 식품위생법 디볐다.
식중독으로 판명되거나 의심되는 사람은 병원에서 보건소로 바로 연락이 가능하여 업소 점검에 들어간다고 했다.
물론 수저, 그릇이거 뭐고 처음에 무지 겁먹고 다 씻어놨는데..뭐가 나올리는 없다.
무서운 건 보건증인데..
보건증 있는 사람 한사람 밖에 없어서 결국 내일은 보건증 만들러 나간다.
머하는 사람인가 했더니 ㅁ.ㅁ.ㅁ 주식회사 사람들인데 수주사업, 건설업 이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었다.
주식회사가 이런 데였던가...ㅡㅡ;
처음에는 뭐 잘못되었길래 그러지 싶어, 이런 식당은 놔두면 안된다고 당장 구청에 고발해서 문닫게 만들거라고 노여움을 못이겨 성토하던 사람들에 정말 걱정하고 미안한 마음 뿐이었는데
이제 돈내놓으라는 그들의 수작에..
아무 대책도 없이 시간이 가면 해결될거라고 믿고 계시는 아빠에 대해 화도 나고
안캐도 고생만 하며 우리 키워서 횟집하는 몇 년 동안 팍삭 늙어버린 엄마가 가엾은 마음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이 정말 미워졌다.
애가 나서는 거 아니라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신다.
내가 아는 사람들 통해 알아보니 이걸 먹고 그랬다는 의사의 소견서가 있어야하는데 사실 의사도 그건 딱 집어서 말 못한다고 한다.
엄마는 너무 피곤해하시는 나머지 차라리 비오는 장마에, 이 비수기에 영업정지라도 당해서 한달 정도 쉬게 되면 좋겠다고까지 말씀하신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시는 것 같이 들렸지만 엄마 웃는 얼굴 본지도 오래되어..나는 그냥 웃어드렸다.

우리는 보건증도 없고 보건소나 구청 사람들에게 혹시 무슨 꼬투리라도 잡힐까봐 아무 것도 못했다.
그 사람들이 식중독이라고 하지만 진단서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밖에서 안까지 확 변할 정도로..학교도 제대로 못다닐 정도로 죽어라고 일해서
이제 좀 살만해지니까 이런 일이 생긴다.
부모님이 다 병나서 안그래도 올 겨울만 넘어가면 가게를 그만할 수도 있는데..

정말 빽없어서 서러웠다.
인맥과 지연에 의해 유지되는 게 한국사회니 못가진 사람은 서러울뿐..

하.........
빈틈없이 살아야 한다.
열심히 살아온 결과가 이런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빈틈없이 살아야 한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왜이리도 많노 ㅠ.ㅠ
유치원 때부터 세상을 배울 때는 좋고 아름다운 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수물셋 그래도 아직은 작은 나이에 조금씩 더러운 것들을 배워간다.
이 나쁜 넘들아 절대로 느그한테 그 돈 못준다!
엄마랑 아빠랑 내랑이 맨날 눈물 쏟고 잠못자가며 .. 우예 번 건데 ㅠ.ㅠ
돈 주면 또 찾아와서 무위도식할라칼지도 모르고..어디가서 또 그럴끼고
차라리 한달쉬면 쉬지 절대로 그 돈 못준다.
작은 걸 지키려다 큰 걸 잃을 수도 있지만.. 정말로 생각할수록 분한 마음에 눈물이 주르륵 나온다.

일하며 배운게 돈보다 가족이 중요하고 돈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거였는데..
아직도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니..돈이 다가 아니에요.
이렇게 저렇게 상처받아도 이게 사람 사는 거려니..싶어 자꾸 웃으려고 노력중이다.
별 하나에 웃고 꽃 한송이에 기뻐하고 타인의 아픔에 슬퍼할 줄 아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이기에
그래도 나는 밝고 맑고 아름답게 자라날끄다.
난 아직 덜 컸다 쳇..

naritony   03.07.09 에구.. ㅠ_ㅠ

아직도 그런 정신나간 인간들이 있군요...
에구.. 밥 잘 쳐먹고 왜 그렇게 사는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님의 일기를 읽어나가다가..
마지막 글귀에서 그나마 안심했어요.. ^^
그래도 나는 밝고 맑고 아름답게 자라날끄다..

정말정말 그러셔야 해요!!!
님의 가게에서 횡포 부린 그런 인간들도 있지만..
멋지고 괜찮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게 이 세상이잖아요.. ^^
저두 겨우 스무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안 좋은 일도 많이 겪어봤고.. 그런 사람들도 많이 봤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 아직도 더 많아요..

아... 제가 법학 전공하면 머라고 조언이라도 드릴텐데..;
아쉽네요.. ㅠ_ㅠ

암튼 힘내시구요!!
아름답게 자라나시길 기원할게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