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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마음
 우리집 앞 풍경   그냥
무진장 많은 눈 조회: 1689 , 2004-03-05 02:34
우리집은 아파트 맨 꼭대기에 있다.
집 앞에는 청소년 근린공원이라고 하는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도 종종 이용되는 공원이 하나있다.
새벽에는 주로 배나온 아줌마 아저씨들의 체력단련 장소로, 낮에는 꼬맹이들의 놀이터 겸 그 꼬맹이 엄마들이 토해내는 수다들로 가득한 곳이며, 어둑어둑 가로등이 제법 조명구실을 해낼때는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과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이용되는 곳이다.

그런데 그곳이 지금은 정말 거짓말 처럼 다른모습이다.

내가 어렸을때 봤던,
별로 비싸지도 않고, 크리스마스때가 다가오면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그카드
펜화로 그린듯한.. 나무 몇그루와 가로등 그리고 그위에 온통 새하얀 눈뿐이던 그 카드와 같은 모습이다.
왠지 쓸쓸해 보이는...
(따뜻해 보여야할 크리스 마스와는 왠지 어울리지 않던... 그래서 그리 싸구려 취급을 받았던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카드의 장소와 많이 닮아 있다.

낮에 분명 많은 사람을 만났을 것인데, 그 공원이 쓸쓸해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다보니 지쳐서 그래 보일 수도 있고, 아님 3월의 때아닌 폭설로 당황해서 그래 보일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님 나처럼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내가 진정 바라는 그 사람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기에 더 외로워 보이는 지도...

그럴때 난 이런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백창우의 시중에 '오렴'이란 시가 있는데 이 시를 진정 바라는 그 사람이 내게 하는 말이라고 ...

오렴
사는 일에 지쳐 자꾸
세상이 싫어질 때
모든 일 다 제쳐두고
내게 오렴

눈물이 많아지고
가슴이 추워질 때
그저 빈 몸으로 아무 때나
내게 오렴

네가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방 하나 마련해 놓고
널 위해 만든 노래들을 들려줄께

네가 일어날 때
아침이 시작되고
네가 누울때
밤이 시작되는 이곳에서
너를 찾으렴

망가져가는 너의 꿈을
다시 빛나게 하렴

오늘은 저 공원에게 이시를 일어줘야 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