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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
 넘버 원   카테고리가뭐야
조회: 2437 , 2004-03-27 02:07
u r my no.1 - (조금 구시대적이긴 하지만 나의 넘버원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

남자에게 여자가 필요하고 여자에게 남자가 필요한 이유는 넘버원의 욕구 때문인거 같다.
누군가의 넘버원이 된다는 것, 그것은 치열하고도 절대적이다.
그래서 특히 남녀관계에서 더욱 질투와 경계가 오가는거 같다.
넘버원 자리란 그렇게 불안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언제 넘버원에서 내려 앉을 것인지 늘 경계하고 긴장하고 노력하게 된다.
여자에게 있어서는 더 심하다.
여자에게 남자보다 더 심한 질투심이 있는건 어쩔수 없는 것 같다.

남자에게 여자가 생기면 할일을 다하고 해야할 숙제를 마치고 그녀를 생각한다.
여자에게 남자가 생기면 할일을 재쳐두고 해야할 공부를 망각한 채 그를 생각한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자가 남자보다 의존도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남자에겐 본능적으로 책임감이란 것에 대한 압박과 의무가 있기 때문에 그에겐 사랑도 책임의 일부이다.
그래서 그는 필요한 일을 다 행하고 마친 뒤 그녀를 생각하게 된다.
그렇지만 여자는 -시대가 많이 변해서 독립적인 여성상이 부각되고 있긴 하지만- 본능적으로 복종하고 따르며 의존하는 마음이 강하다.
그래서 그녀는 할 일을 둘째치고 그만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러니 자연히 독점욕이 강해지고 사회적으로 두루 관심사를 갖는 남자보다 더 깊이있고 폐쇄적인 관계를 원하게 된다.

그래서 혹여 남녀가 사귀다가 헤어지게 되면 (여자쪽의 변심이 아니라면)여자쪽의 상처가 크다.
보통 남녀의 관계는 평등해야 옳지만 보통은 남자쪽으로 조금 기운 여자의 몸놀림을 보게 된다.
여자쪽에서 남자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여자가 더욱 무너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그 관계가 성적으로 밀접한 관계였다면 여자가 입는 타격은 더 크다.

여자는 남자보다 상처받기 쉬운 몸과 마음을 갖고 있다.
성적으로 얽혀버리면 여자쪽의 심적 의존도는 더 높아지고 이미 내 모든것을 다 준 사람으로 상대방을 인정하게 된다.
하지만 남자들은 여자와 성관계까지 갔다고 내 모든걸 다 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자는 결혼전엔 성적인 순결을 지키는 쪽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항상 남녀가 평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쪽의 의존도가 더 높아버리면 그 사람은 벽에 비스듬히 기대놓은 빗자루가 된다.
위험한 자세다.
어느날 그 벽이 사라지면 빗자루는 자연스럽게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지기 때문이다.
어느날 쓰러지지 않기 위해 교제 기간에는 관계가 너무 깊어지지 않게 자신을 지키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호르몬 발작처럼 찾아온 기습적인 사랑이란 동물은 몸에서 기하학적으로 연애세포를 증폭시켜 머리를 마비시킨다.
그리고 참지못하는 폭발적 에너지가 내 몸을 급하게 움직이게 하고 뇌없는 몸에 강한 에너지까지 가하게 되면 불이 나기 쉽다.
그래서 갑자기 타올라 눈이 멀게 되는 연애감정은 깊은 화상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그는 뒤늦게 타고 남은 빗자루 머리를 바닥에 기대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은 생각하리라.
나 다시 사랑따윈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될 것인가.
인간이란 원래 진공상태를 거부한다.
더욱 더 텅빈 공간이 되어버린 마음속의 우주에 뭐라도 채우고자 무척 배고픈 상태가 되어있을 것이다.
아픔을 잊기 위해 다른 것에 자신을 중독시켜 보지만 이미 사랑을 맛본자는 항상 채워지지 않는 가슴에 37.5도 체온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후에 찾아오는 다른 사랑은 모든 아픔을 지워주리라.
언제 고통스러웠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게 될 것이고 떠나버린 옛사람을 생각하면 헤어지길 잘했다고 생각을 바꾸게 될것이며 새로운 넘버원이 되어있는 행복한 자신을 보게 될것이다.
그리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기분 처음이야.

잘 기억해보면 첫 사랑때도 그랬다.
그런 기분은 처음이라고...
사랑의 아이러니한 점은 빠질때 마다 매번 이런 기분은 처음이라고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상처의 기억은 더욱 더 성숙한 몸과 마음을 만들어 놓고 조급한 사랑으로 화상을 불러들이지 않기 위해 조용하지만 따뜻한 사랑으로 처음 느끼는 행복을 만들어 갈 것이다.

당신이야 말로 진정한 나의 넘버원이예요.
당신을 만나기 위해 그런 이별의 아픔이 있었나봐요.

이런 고백을 하게 되길 바란다.

Sentimentalism   04.03.29 절반의 공감....^^"

아무래도 전 여자로 태어났어야 할 운명인가보네요...여자의 아픔이 제겐 저만의 똑같은 아픔으로 다가와서....ㅡ.ㅜ" 님의 글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글을 참 재미있게 쓰시는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ㅡㅡ;;

cavatina   04.03.29 전문가?

정말 대단한 비유를 하시면서 이야기를 하셨군요.
모두 맞는 말이에요. 전 아직 누구와도 사귄 적도, 불타게 사랑한 적도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