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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娜夜)
 내 인생은 시트콤   일상다반사
갑자기 웬 비?! 그래도 그것땜에 시원했다~ 조회: 2173 , 2004-08-03 21:23
이제 다음달이면 학원 수강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여길 더 이상 다닐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 사정도 그리 좋지만은 않았기에 어떻게든 사장님과 합의를 봐서 10시부터라도 이곳에 머물고 싶었다. 어차피 이런곳에 사람구하기도 만만치 않을거라 예상한 나는...처음부터 굉장히 쎄게 나갔다.
"사장님, 저 이제 그만두어야하겠습니다."
내 예상대로라면 사장님은 당혹스러워하며 왜그러냐고 사람구할때까지만이라도 좀 있어달라고 이렇게 애걸하며 나에게 메달리고 난 약간 튕기듯이 사정이 이러하니 그럼 밤10시 이후부터 밖에 못해드리겠다고 그렇게라도 쓰실라면 쓰고 말라면 말아라라는 식의 대화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내예상은 크게 빗나가고 말았다.
"어..그래~"
'헉!'
난 너무 놀라 당혹스러움을 감추려 애를 썼지만 얼굴빛만은 바꿀 수 가 없었다. 이때 부터 나의 잔머리는 막 다시 돌아갔다. 어쩌지?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모면할까? 내머릿속에는 온통 이생각만으로 가득했다.
난 다시 말문을 열었다.
"사장님...저 나가면 이런데 사람구하기도 쉽지 않으실텐데 괜찮으시겠어요?"(쥐가 고양이 생각하고있네)
"괜찮아~ 내가 계속 있으면 되지 뭐..."
"아~안돼요~ 여기 계속있으면 힘드세요~"(살려구 지랄을 한다...)
이때부터 나의 비굴함은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사실은요..제가 학원땜에 시간이 안맞아서 그러는데...두시간만 빼주시면 제가 늦게라도 올수있거든요? 제가 계속 하고 싶어서 그래요~^^;"(마치 꼭 써달라고 들린다.)
"음...그럼 생각해 볼께..."
'휘유~'(그나마 희망의 불빛은 살려놨다)
당장 그만두겠다고 엄포를 놓았으니....이를 어쩌지? 아...걱정이다.
난 무언가 신중한 결정을 하거나 계약을 맺을때는 항상 그에 대비해서 머릿속에 수많은 경우의 수들을 들어가며 콘티를 짜보곤 한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상대방이 이렇게 말하겠지..하면서, 대사, 표정, 앵글 심지어 억양까지 나름대로 완벽히 콘티를 짠다. 그리고 수없이 속으로 되니이며 연습을 하고 실전에 돌입한다. 이번경우에도 역시 그랬다.집에서 곰곰히 생각한 내 계획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리라 믿었었는데...역시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르는 모양이다. 어떻게 그 상황에서 그렇게 말을 할수 있었을까? 정보부족이다....난 아직 세상을 너무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