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대구에 오던 날.
눈이 왔다.
내가 살았던 2000년 그 해 겨울에도 눈이 왔었지
그 때는 마음 속에 따뜻한 무언가가 있었는데
이제 조금씩 나이를 먹고 자기합리화와 타인의 이기심이란 것에 대해 알게 되자
마음 속에 있던 그건 녹아 없어져 버렸다.
일에 대해 열정을 가지게 될수록 나는 점점 고립되어 가...
내가 알던 많은 사람들과 격리되어 가는 기분이야
경제적인 생활을 해야 하고 결혼을 생각해야 하고
어른스럽게 행동하고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
그렇지만 내 나이..내가 어른인가..
나조차 내가 어른스럽게 보이지 않으니 남도 그렇게 보아주지 않는다..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나이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건
도대체 누구를 위하는 것이지..
누가 우리들에게 미래를 꿈꿀 것이 아니라 걱정하라고 시켰지.
답답해 한숨이 저절로 나올 때가 있다.
그건 내 자신에 대한 한숨이지..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건가
분명히 그 해 겨울에 눈이 올 때는 조금의 후회도 없었는데
지금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