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이야기를 담고있는 김훈의 소설 '칼의노래'를 읽었다.
세상의 뒤엉킴과 전쟁의 잔혹함.
그 사이에 버젓히 존재하는 끝없는 무의미함..
그 무시무시한 무의미함의 한가운데에서
위인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의 번뇌와 갈등이
담백하고 군더더기가 없이 강열한 문제가 되어
내 삶의 한 가운데를 향해 노골적으로 전해지곤 했다.
그럴때면 나는 등이 뜨겁게 달아올라 출퇴근길의 지하철에서
남몰래 숨을 몰아쉬며 나를 진정시키며 읽어야했다.
내 삶의 무의미함이 나를 흔드는 순간이 찾아올때마다
이순신의 그 한없는 단순성과 순결한 그의 칼을 떠올려 보리라.
나를 죽이면 나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임금은 나를 풀어준 것 같았다.
그러므로 나를 살려준 것은 결국은 적이었다. 살아서, 나는 다시 나를 살려준 적 앞으로 나아갔다. 세상은 뒤엉켜 있었다. 그 뒤엉킴은 말을 걸어볼 수 없이 무내용했다.
-칼의 노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