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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웃음
 부끄러움   말로표현못하는어떤것
조회: 2056 , 2008-12-11 23:31



고등학교때 논술을 하면서, 세상의 철학을 공부하고 전공한 모든 사람들은
가장 똑똑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이건 어렸던 나의 생각 ^ ^. ..)


논술을 배우면서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대충 이렇다 하는 견해도 가지게 되었다.

오늘은 내가 대학에서 듣는 철학 강의의 종강이 있던 날이다.


철학수업을 들으면서 늘 느끼는건 난 성인들처럼 현명하지 못하고, 또 현명한 그들이 일러준
방식대로도 살아나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가슴이 콕콕 쑤셔올만큼 찔리는 구절이많았다.


가장 감명깊었던건 불교철학에서의 단 한마디 ,

"문제를 문제로 여기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라는 말이었다.

화가나는 일을 화가난다고 여기지 않으면 화가나지 않는다는 말이겠지 ..

근데 난 그게 쉬이 안된다 . 화도잘내고 짜증도 많이내고 더불어 화가 많이났을땐 펑펑 울어대기도한다.

배우면 뭘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배우면 도움은 되지만 실천은 되지 않는 현실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철학수업은 참 매력이 있다.
사는 이야기가 가득하고 , 단순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헤아리고 있는 학문이다.


덕분에 자아는 찾았지만, 분노나 용서에 대해서는 아직 너무나도 서툴다.
저번일기도 흥분에 가득찬 상태로썼었지 아마...-_-........


그것밖에 안되는 사람이라는게 늘 부끄럽고 , 좋은 사람이 되자고 마음먹어도 ,
아직은 너무 어린애 같다........

이끼   08.12.12

"문제를 문제로 여기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너무 와닿는 말이네요. 철학에 푸욱 빠졌었는데ㅎㅎ 절대적이고 현명하다는 것.. 정말이지 철학은 매력적인 학문같아요

난아무도안믿어   08.12.12

제가 집이 부자였다면, 철학과를 갔을 거에요..ㅎㅎ 그러나, 실천적인 학문도 나쁘진 않은 듯..다 철학이 녹아있는 매커니즘이니까요. 힘내세요.

프러시안블루   08.12.12

의견에 각을 세우고
사랑하고, 슬퍼하고, 싸우고, 상처받고, 다시 회복해서 또 사랑하고......
이런 사람들이 더 멋지지 않나요? ㅎ
공자와 부처는 정말 매력 없죠.

프러시안블루   08.12.12

사는데 두가지만 있으면 돼. 사랑하고 슬퍼하고...
- 전 법무부장관 강금실씨가 어느 잡지에서 한 말입니다 -

나키움   08.12.12

철학...전 왜 소크라테스만 기억나죠..? 아 나의 무지 부끄부끄~ㅠ

파란물고기   08.12.12

음...저같은 경우는 종교생활을 하다 보면 성인들을 빗대어서 많이들 얘기를 하곤 해요.
어떻게 어떻게 사는 것이 훌륭한 삶- 이라거나,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길이다- 라거나...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말이죠. 우리가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하고, 참지 못하고, 어리석은 행동들을 하는것 같아요. 그게 지극히 평범하다는 거죠... 처음 태어날 때부터 '성인'인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ㅋ 그렇게 배우면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평생 죽을때까지 어른이 되려고 노력하는거 같아요.

gudwncjswo   08.12.13

카프카의 어떤 짧은 글이 하나 떠올라요. 진리라는 실은 우리가 걸려 넘어지도록 바닥에 있는 실과 같다이던가..대충 그런 뜻의 글(?오래돼서 기억이)이었는데 ㅎㅎ아무튼 진리는 우리가 걸려 넘어지도록 되어 있는 다는 뜻.... 그런 거 같아요. 진리라는 게 성인들이 내뱉은 말들이라면 저희가 잘못해서 걸려 넘어지도록 설치된 고무줄이라 생각하면 ..... 사실 별 거 아닌 말일지도 몰라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고 했던 어떤 돌아가신 스님의 말을
옛날에 제가 국어샘한테 들었는데 ㅎ
"그 스님, 결국 평생동안 그렇게 스님으로서 도(?)를 닦다가 얻어낸 결론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이 말은 남들은 뭐 불교에서 말하는 본질에 대해 말하는거다 뭐다 할지 몰라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평생 도 닦아서도 진리는 알 수 없었다!고 말이다. 그 아저씨 끝끝내 평생동안 얻어낸 게 없단말이지ㅎㅎ"
농담으로 말씀하신 거긴 했지만, 또 생각해보니까 그 말도 맞는 말인 거 같기도 하지 않나요?ㅎㅎ그러니까 굳이 성인혹은 그의 말이라는 대상에 사로잡혔다가는
관능미가 넘치는 어느 시기의 불상의 모습을(불상 중에도 보면 관능미가 넘쳐 흐르는 게 있잖아요)만들어낼지도 모르는 일이겠죠? 개인적 생각일 뿐입니다. 쩝.ㅎㅎ
철학은 잘 모르지만.. ㅎㅎㅎ 관점이 억수로 다양할 거 같고..재밌을 거 같애요. 안타깝게도 철학에 관련된 건 교양수업 때 배운 게 다라서... 쩝. 저도 불교철학 재미있을 거 같아요.

gudwncjswo   08.12.13

아; 카프카의 아포리즘 중에 첫 구절이군요 ㅎ

진실된 길은 공중 높이 팽팽하게 당겨진 줄 위가 아니라, 땅바닥 바로 위에 낮게 쳐진 줄 위로 나 있다. 그것은 진정 딛고 가게 되어 있기보다는 오히려 걸려 넘어지게 되어 있는 듯하다.

억지웃음   08.12.14

아 그렇군요. 뭐랄까 철학수업은 들으면 나의 무식이 꼭 교수님께 보일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ㅠㅠ .
들을때마다 무식이 보일까 조마조마 합니다 ㅎㅎ
저도 철학에 대해선 교양수업때 들은게 전부입니다 .
이제 이번것만 들으면 저에게도 철학수업은 없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