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오늘은 내 생일이다.9월 13일.
그러나 태어난 날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해서, 생일을 미리 챙겨서 그런지 몰라도 별 감흥이 없다.
예전엔 생일이 엄청 막 중요하게 생각되고, 친구들이랑 생일파티하기 바빴는데
지금은 축하 문자를 주고 받거나, 시간되면 밥한끼 먹는정도?
시간이 허락하지 않으면 집에서 가족끼리 조용히 챙기는 정도가 되었다.
뭔가 특별한 날일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나를 뺀 타인에게는 그저 그런 평범한 날이다.
가끔은 태어난 것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지만
또 아주 가끔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삶에 대한 원망을 하기도 한다.
인생은 내가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개척론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가끔은 모든걸 방관하고 놓아버리는......
그렇게 될 일은 결국 그렇게 되고 만다며, 팔짱 낀 운명론자가 되기도 한다.
어쨌든,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엄마아빠께는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겠다.
짧지만 강렬한 한줄의 문자로 ㅋㅋ
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노력이 크다.
23년전 이 순간에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2.8kg의 작은 체구로 태어났고,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이 아팠던 아이. 혈관을 찾을 수 조차 없어 목에까지 바늘을 꽂아야 했던아이.(그치만 지금은 매우튼튼^^;)
어렸을 적부터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게 도와준 부모님.
양육방식에 있어 특별하셨다. 나는 칭찬을 먹고사는 긍정적인 아이었다. 혼내면 혼낼수록 비뚤어지는 성향이 있어서, 항상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내 자신을 귀하게 여길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또 무엇보다 나는 '특별한'아이라고 생각하게끔 하셨다.
실제로 내가 특별하지 않을지 몰라도 나는 내가 특별하게 여겨져 왔기 때문에 내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해 왔고, 뭐든 특별해지려 노력해왔다. 그런것들이 나의 잠재능력의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
가끔, 속아주시는 건지는 몰라도.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꿈이야기나 허풍을 얘기한다고 해도 진득하니 믿어주신다. 덕분에 나는 계속해서 꿈을 꾸어간다.
나는 늘 반짝반짝 빛나고 싶다,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될 거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종종 나를 특별하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 기쁨을 얻는다.
덕분에 나는 특별하고, 특별해 질 것이다. 라고.
가끔 자식은, 그리고 나는 부모에게 그런 존재가 될 필요가 있다. 또 그런 것들은 내가 반려동물을 키워보면서 느꼈던 감정과 비슷할 것이다(물론 그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자식은 부모에게 100가지,혹은 그 이상의 짐이라고 해도, 단 한가지의 감동을 줄 수 있으면 그 뿐 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럽고, 지켜줘야하고, 보듬어 줘야하는 그런 존재일거라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들은 나를 자극하고, 열심히 살게 한다.
최소한 태어나서 부끄럽지 않고,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Happy birthday to 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