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런 감정을 무슨 단어로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슬프다.
여러 가지 일이 한꺼번에 겹쳐서, 몇 배로 슬프다.
호감 있는 오빠가 있는데
그래서 혼자서 몰래 몰래 알아보고 있었는데
다른 친구가 그 오빠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예쁘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여서 불안하고 화나고,
나 자신이 한심해진다.
한 발자국도 다가서지 못하는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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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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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니 또 자기연민이 도졌다.
펑펑 울고 나니 좀 속이 시원하긴 한데
오늘은 하루 종일 이 연민을 품고 있을 것 같다.
아마 가을이 가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시 찾아와서
그 따뜻함이 나를 안아주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