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단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디오니소스적 면모가
몇 가지 있다.
일단 첫 째,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비꼬기'
또는 '빈정대기'
내가 제일 싫어하는 나의 모습 중 하나이다.
부정적으로 비꼬지는 않는다.
다만 놀린다.
매우 얄밉게.
그리고 상대가 매우 약오르게.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남자아이들에게 아이스께끼나
고무줄 끊기를 당하고 울어야 정상인데
오히려 내가 여자애들을 놀려서 울리고 다녔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상처도 많이 주고
욕도 많이 먹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면모가 많이 남아있다.
난 참 잘 빈정대고 잘 놀리고 잘 약 올린다.
그런데 나는 스물 한 살이나 먹어서
아직까지도 이런 면이 있는 것이 싫어서
매우매우매우매우 절제한다.
둘 쨰,
응석부리기.
뭐랄까
나는 편한 사람한테는 응석을 잘 부리는데
편하지 않거나
뭔가 나보다 정신적으로 또는 물리적으로
어린 사람 앞에서는 그렇게 안 하고
오히려 센 척을 한다.
뭐든 척척 잘 하는 척.
그래서
어떤 사람한테 나는 바보같고
허당이고 귀여운 이미지인 반면
어떤 사람에게 나는 똑부러지고 참하고
약간은 차가운 이미지이다.
응석을 부릴 때가 더 편하고
센 척 할 때는 뭔가 피곤한 걸 봐서
자연스러운 모습은 응석을 부리는 것 같다.
그런데 살면서 응석 부릴 데도 별로 없었고
응석 부릴 여유도 별로 없어놔서
센 척을 하는 버릇이 들어버린 것 같다.
셋 째
좋아하는 마음 표현하기.
뭐랄까
나는 항상 내가 더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것보다
상대가 나를 더 많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더 좋아하면
뭔가 불안하고
손해보는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뭔가 잘 해주고 싶어도
그걸 꾹 참는다.
내가 더 잘 해주지 않기 위해서.
뭐라고 따뜻하게 한 마디 해주고 싶어도 꾹 참고
먼저 연락을 하고 싶어도 참고
뭘 하나 더 챙겨주고 싶어도 참고.
내가 더 좋아하는 걸로 보일까봐.
넷 째
욕과 거친 행동들.
사실 나는 여성스럽고 귀엽고 얌전하고
조신한 성격보다는
거칠고 털털한 쪽에 가깝다.
특히
초등학생 때는 거의 선머슴에 가까웠다.
여자아이들과도 놀았지만
남자아이들과도 참 많이 놀았다.
같이 놀던 남자 아이들 사이에서
나는 '부두목'이었다.
점심시간에 같이
빈 텐트를 열심히 치워 아지트를 만들고
맘에 안 드는 남자는 쫓아가서 떼려주고
욕 하고
장난 치고.
그러면서 놀았는데.
지금은 거친 말, 더러운 말 안하려고 하고
깨끗하고 조신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한다.
사실 나는 욕을 잘 하는데.
중학생 때부터 욕을 끊기 시작해서
지금은 가장 기본적인 욕밖에 하지 않는다.
사실은
정말 욕을 잘...하는....데.....ㅋ
완전히 어릴 때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그 때의 성격에 가까워지는 것이
건강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든다.
.
.
또 뭐 있냐.
많을텐데.
묶어두고 오랜 시간을 살았으니.
아무튼
풀어줘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