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하루도 거르지 않고 풀을 뽑았다.
풀은 봉숭아와 해바라기를 심어놓은 담벼락 앞 공간과, 감자밭에 우후죽순 자라는 중이었다.
감자밭은 나 혼자 관리하기엔 넓은 편이고, 풀을 잡아주는 시기를 놓쳐 만만치 않아 그렇지 않아도 진작에 걱정하고 있었다. 날이 가문 탓에 물은 며칠 전에 또한번 주었지만, 노랗고 통통하고 징그러운 진딧물들은 정말 대책이 서질 않았다. 수확을 눈앞에 두고 목초액을 뿌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감자 줄기들이 누렇게 시들며 죽어가는 게 내 마음을 조급하게 했다.
결국 오늘 감자를 캐기로 결정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 날씨 탓인지 알이 대체로 작고 수확량도 기대치에 많이 못미쳤다. 그나마 멀쩡하게 자라준 감자들은 참 대견하고 고맙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 풀과의 전쟁은 어쩔 수 없이 올 여름에도 내내 계속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