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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감정의 배설물들   deux.
조회: 1981 , 2012-09-01 00:47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는데
몸이 아프지 않는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사람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아프기 마련이라는데
나는 아프지도 않는다.

오늘도 
지하에서 천당을 오갔다.



.
.



짜증이 난다.
나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다.

우물쭈물 하느라 
경험을 쌓지도 못하고 있고
심리 치료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연애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도
오빠의 작은 행동 하나에
나를 이제 덜 좋아하나
가슴을 졸이며
내가 더 좋아하는 것 같이 보이지 않기 위해
애를 쓰기 위해
정신 에너지를 소모했다.


병원에 입원한 오빠. 
그런데 자꾸만 오지 말라 하고
일 때문에 못 가다가
내일 내가 쉬는 날이라서 갈 수 있게 됐는데
내가 간다고 했더니 
시큰둥,
올래? 
물어보기만.
나는 와달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데.
내가 괜히 졸라서 가는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나빠졌다.


그리고 
한창 좋을 때라는데
나는 별로 좋지도 않다.

물론 가끔 통화를 하면 좋고
보고 싶고
만나고 싶지만

뭐랄까
행복하지는 않다.




.
.



다른 것들 때문에 
우울해서 그런 것 같다.
연애로는
그 모든 우울의 요소들을
걷어낼 수가 없나보다.
그러니까
나는 조금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
삶의 활력을 찾아야 한다.

사랑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는
우울이 나에게 찾아왔으니까. 




.
.

사람들도 만나고
신나게 열심히 살아야지.
마음이 가벼워지면
더 잘 좋아할 수 있을 거야.


마음이 전체적으로 가라앉아 있는데
오빠가 좋다는 것 하나만으로
기분이 다시 Up이 되진 않아.
가끔씩 기분이 좋아질 수는 있지.
언제나 그럴 수는 없어.



그건 당연한 거야.
내 잘못도 아니고
오빠의 잘못도 아니야.



그러니까 그냥
인정하자.



지금까지 다른 커플들과 비교만 해왔어.
나는 조금 다르고
그 조금 다른 걸 상대에게 알렸어.
나는 그렇다고.
나를 떠나지 않고 있다는 건
내가 좋다는 거야.


그러니까 불안해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내 마음을 다 보여주자.
후회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