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 troi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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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이것은 무엇인가. 수증기가 찬 기운을 만나 미세한 물방울이 되어 대기 속을 떠도는 것이다. 구름이 무엇인가. 안개와 마찬가지 현상으로 다만 높은 공중에 형성된다는 차이뿐이다. 쇠북소리는 무엇인가. 청동을 녹여서 울림이 좋도록 만든 금속기구를 칠 때 나는 소리인 것이다. 부하들이 그렇게만 받아들여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그들은 안개에서 우수를, 구름에서 허무를, 쇠북소리에서 죄업을 보려는 식이었다. - 2권, 85p 염상진은 눈을 내리감았다. 지나온 날들의 기억이 엉켜들었다. 즐거움보다는 괴로움으로 되새기지 않을 수 없는 기억들이었다. 그러나 굳이 피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 기억들은 비록 괴로움에 싸여 있을지라도 결코 후회가 있을 수 없는 자신의 삶 자체였던 것이다. - 2권, 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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