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cinq.
  hit : 2247 , 2015-09-25 12:32 (금)


이번 주에 휴학을 하고,
별다른 일 없는 한 주를 보내고 있다.
아,
뭘 하긴 하는데
휴학생의 삶을 아직 시작하진 않았다는 뜻.
오히려 학교 다니는 것과 비슷한 일상이다.

월요일, 화요일에는 공연 스탭 아르바이트를 뛰었다.
그리고 수요일에는 조모임을 하러 학교를 갔고
어제도 학교 축제라 학교에 와서 
애들이랑 같이 장사를 하다가
공연을 하고
뒷풀이를 했다.

그리고 오늘도 조모임 때문에 학교에 와 있다.
이것이 휴학생?
아직 아닌 듯 하다.

아무튼,
추석이 지나고 일을 구할 거라,
할 일이 있는 일상이 나쁘지 않다.
추석 때는 룸메 언니랑 맛있는 것도 먹고
집에도 잠시 다녀오고 그래야지.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했는데 못 구했다.
10월에 단기 아르바이트 구해놨으니까
그걸로 생활비 해야지.

월세 내기 전에만 돈이 들어오면 되는 거니까,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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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친구에게
잘 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자기가 봤던 여자 중에 제일 잘한다고.
난 별로 그렇게 생각해본 적도 없고
잘 치려고 노력해본 적이 없는 분야라 새삼스러웠지만,
그래도 그렇게 말 해주니 기분이 좋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이 이런 건가.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무튼 나한테는 그런 말 한 번도 안 했으면서
뒤에서는 많이 했다고 해서 내심 고맙기도 했다.

오랜만에 새벽까지 친구들하고 술을 마시니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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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삶이 더 나아지고 있고
앞으로는 더더더 행복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그 때 그 때마다 힘든 일이 닥칠 수도 있고,
슬퍼질 수도 있겠지만,
어쩄든 나는 행복할 것이다.
왜?
주변에 사람이 있으니까.
좋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불행해지려야 불행해질 수가 없다.

물론 태양이 떠있더라도 북극은 춥다.
하지만 그래도 산다.
추위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지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대상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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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공고가 올라오질 않는다.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데
올해는 유독 행정이 늦는다.
영어 시험을 일찍 본 게 슬슬 억울해지려고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2주 정도는 더 연습하고 봐도 됐었는데.

성적표 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미리 봤더니,
성적 나온 지 1주일이 넘어가는데 아직 공고도 안 올라오네.
얼른 올려주세요,
행정 직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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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틈에 한참 있었으니
이쯤되면 혼자 여행을 한 번 떠나서 생각을 정리할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내 주변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기 때문에
학교에 있거나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굉장히 자극이 된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내가 신경쓰고 관심가지고 행동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 지 일깨워준다.

그래서 아주 고맙고, 좋다.

하지만 그 틈에 있으면
정말 세상에는 문제가 너무 많아서
내가 무엇부터 해야 할 지 가끔 혼란스러워지곤 한다.
모든 문제가 중요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고
잘 할 수 있는 일도 분명 따로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 지 방향을 정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성폭력 문제에 천착해있을 때는
내가 생존자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인생을 써야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그 일로부터 조금 심리적인 거리가 생기고,
마음의 여유를 찾고 나니,
성폭행이라는 문제가 단순히 '범죄 사건'이어서 
피해자들을 '구출'해야 하는 응급상황인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권력 관계, 젠더 불평등, 듣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때문에 좀 더 폭 넓게 세상을 공부해보고 싶어진 것이다.



일단 지금 나의 관심사와 흥미,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정리해내고
방향키를 조정해보는 일이 필요하다.
계획을 세우는 것은 별로 소용이 없다.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기 때문에.
다만 항로를 다잡을 필요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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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현재 나의 뚜렷한 관심사, 흥미는


국제 개발
북한(분단, 통일)
성폭력
언어
사회주의

이다.


해보고 싶은 일은,

몽골 여행
세계 여행
워킹 홀리데이
교환 학생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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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 할 수 있다고 판단 되는 일,
그리고 잘 할 거라고 주변의 조언을 들었던 일이
국제 개발 전문가,
혹은 성폭력이나 심리학과 관련된 전공이다.
언어는 내가 스스로 그 능력을 얻고 싶은 것이고
언어로 사회적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크게 없다.
단지 나의 세상을 넓혀줄 수 있는 도구?
영어를 아카데믹 수준으로 올려놓은 다음
중국어를 공부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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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과제해야하니까 이따 다시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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