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섭섭한 짝사랑의 끝 │ 연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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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짝사랑이라고 하기는 좀 거창하기는 하지만 어쩄든 근 한 달 여간 나를 설레게 했던 그 분을 이제는 놓아드리려 한다. (슬픔 슬픔) 오늘 아는 언니를 통해서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그 분은 여자친구가 있다고 한다ㅠㅠㅠㅠㅠㅠ 여기 저기 이야기해놓기를 잘 했다. 이렇게 정보도 물어다 주고. 하마터면 내가 인사하고 말 걸고 할 뻔 하지 않았나. 들이대기 전에 알아서 천만 다행이다. 엄청난 흑역사를 생성하며 학교를 다니기가 엄청 불편해질 뻔 했다. 그래도 정말 정말 아쉽다. 나의 이상형 그 자체였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설레고 나한테 한 번 웃어줬음 좋겠고 이야기도 하고 싶고, 그런데. 근데 뭐 어쩔 수 없다.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니, 그냥 정리하기로 한다. 차라리 잘 된 것 같기도 하다. 그 동안은 너무 떨리고 어색해서 말도 못 붙였는데 이제 좀 편하게 대할 수 있을 테니. 일단 좀 친해지고 나서, 미국 갔다온 다음에는 여자친구와 헤어져 있기를. . . 어쨌든 그래서 기분이 꿀꿀할 뻔 했는데 기분이 좋은 일도 생겼다. 동생이 알바에서 돌아오더니 쇼파에 누워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인기 많아서 좋겠네' 라고 했다. 그래서 왜냐고 물었더니 알바하는 곳에서 내가 인기가 많다고 했다. 나는 얼마 전부터 동생이 일하는 곳에 주말 알바를 나가기 시작한 터였다. 그런데 이모들도, 아저씨들도 나를 좋아해주시고 오빠들도 내가 괜찮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빠들은 내가 남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했다. 흠 처음 갔을 때도 그랬는데 아직도 계속 술을 먹을 때마다 내가 괜찮다고 하는 걸 보면 나를 마음에 들어하거나 혹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되는 것 같아서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물론 알바하는 곳에서 연애를 할 생각은 1도 없지만. 그래도 어쨌든 나를 좋게봐주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사실 그동안은 나한테 말도 잘 안 걸고 그러길래 나한테 관심이 없는 줄 알고 그냥 대충 다니다 그만 두자, 이렇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래 어차피 나랑은 코드가 안 맞는 사람들이야. 나는 그런 사람들이랑 친해지기 힘들어' 라면서 열심히 합리화를 했었다. 그런데 사실 어떻게 보면 내가 하는 이 합리화들은 그냥 '친해지고 싶은데 친해지기 어려우니까' 하는 도피일 뿐이다. 연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그냥 연애는 거추장스럽다, 나는 연애를 안 해도 잘 산다, 등등으로 합리화를 하지만 결국에는 나는 내가 별로 매력이 없을까봐 연애의 대상으로 인기가 없을까봐 무서운 것 뿐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냥 그런 느낌이 든다. 나를 좋아했던 사람이 꽤 있었을 것 같다고. 나는 그동안 내가 전혀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예쁘다는 소리도 종종 들었었지만 믿지는 않았다. 그냥 되게 매력 없는 아이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닌 것 같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는 말처럼 비록 나한테 고백한 사람은 별로 없지만 나에게 호감을 느꼈거나 좋아했던 사람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보려고 한다. 나는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면 조금은 설렐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다. 사실 생각하기로는 내가 좋다고 하면 상대방이 '아 귀찮다' '별로야' '극혐' 이라고 생각할 것 같은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니야 하나야. '아 저 사람 정말 괜찮다' '나한테 관심 있나?' 라며 누군가 한 사람쯤은 오늘 밤 나를 생각하며 설레고 있을 수 있어. 그렇게 조금은 세상, 특히 남자들을 향해 쌓아놓았던 벽을 걷어내보려고 한다. 새로운 목표! 남자들과 편해지고 친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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