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벽에 못질하는 집이 있다. 1년동안, 아니 10년동안 이 아파트에 살면서 단 한번도 못질한적 없는 우리집도 있는데, 어떻게 수개월동안 매일 그것도 거의 점심시간즈음에 그렇게 꼬박꼬박 못박을 일이 있을까...하도 답답해서 그 집을 내려가봤다. 그런데,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장치(!)들이 보였다. 일단 현관문을 번호키로 바꾼것도 그렇지만, 현관문 위에 CCTV를 달았다. 아파트 문에 복도쪽으로 CCTV를 단 집을 본적이 있는가! 난 처음 봤다. 창문에는 이제 은박지를 발라 집안의 불빛도 밖으로 안보이게 해놨다. 뭔가....요새처럼 되어 가는 느낌? 이 집 주인을 본적이 있다. 지난 초가을, 하도 못질소리가 요란해서 따지려고 내려왔는데, 아직 낮더위가 있을때라서 현관문을 열어놓고 있었고, 내가 현관문밖에 서서 시끄럽다고 하니, 벽에 구멍을 내던 전기드릴을 들고 휘청휘청 나오던 깡마른 사내. 눈밑은 다크써클 작렬이시고 온몸을 담배냄새로 휘감고 있던...별 말없이 현관문을 탕 하고 닫아서 더 들여다 보지는 못했다. 대체 집에서 뭘 그렇게 매일 하고 있는걸까? 아니 뭐라도 만들고 있는 걸까? 만든다면, 뭘 만들고 있는걸까? 참 히스테...아니, 미스테리한 집구석이다. (오늘도 30분가량 딱딱딱! 못질하는 소리를 듣고 불현듯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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