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jb 마지막이야..   미정
 우울한 비 hit : 914 , 2000-07-23 19:31 (일)
어쩌면.. 오빠 말처럼 별일 아닐지도 모르는데..
내가 괜히 이러는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꾸 의심이 생겨나서 괴로워..

내가 예민하고 의심이 많은 사람인 탓인거니?
다른 사람보다 조금 예민한건 사실이지만.. 지나칠 만큼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내 자신을 위한 합리화일지는 모르지만, 난 지금도 내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고 있어.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의심한다고 충고하는건.. 너무하는 거잖아..
난 의심만으로도 괴롭고 힘이 드는데.. 오빠는 해명할 생각은 하지도 않고..
별일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자고만 한다면..
그건 오빠가 너무 한거잖아..

원하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된게 오빠 잘못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잘못은 더더욱 아니고..
결국 이렇게 아무도 잘못한 사람이 없다면..
그럼 이 문제는 누가 해결해야 하는 거니?

어쨌든 거짓말을 해서 서로를 불편하게 만든 사람은 오빠이고..
모든 상황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오빠잖아.
오빠가 풀어야할 문제를.. 이런 식으로 나한테 떠넘겨 버리면..
도대체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니..
왜 이렇게 무책임한거야.

오빠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원망하지는 마..
이런 상황에서 앞 뒤 안맞는 얘길 들어가며..
모든걸 이해하고 참아낼 여자는 아무데도 없을테니까..
결국 내 자신을 위한 위로가 되겠지만..

혹시라도 내가 잘못한게 있다면 미안해..
하지만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을께.. 이만큼 참을 수 있었던 것도 내 자존심 때문이니까..
나.. 더 이상 이런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바보가 되긴 싫어.

오빠가 날 바보로 만들려고 작정을 한건 아니겠지. 그렇게 믿을께.  
오빠도 할 말이 없으니까 그렇게 나오는거겠지..  
하지만 오빠의 그런 태도가 날 더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오빠를 용서할 수는 없을거야..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니까..
몰라서 좋았을 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만큼 상상은 더 위험했었다는 걸..
그래서 내가 더 많이 괴로웠었다는걸 오빠가 알아줬으면 해..
뭘 얼마 만큼 감추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이라면 끝까지 얘기하지 말아..

대신 날 붙잡진 말아줘.. 부탁이야..
나를 위해..
한번쯤은.. 배려해주길 바래..

다음엔 그러지 말고..
좋은 사람 만나..
이런 실수 하지 말구..

어쩌면 진심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진심일 테니까.. 미리 얘기하는거야.
시간이 흘러.. 오늘을 돌이켜 보며..
혹시 후회하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돼.
하지만 나로선..
어쨌든 지금의 나로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께.

좀 더 마음 넓은 여자가 되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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