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걸었다..
뚜우-뚜우-뚜우-.....9번의 신호음...
전화를 받으실수 없어서 소리샘으로 이동한단다..
<어떻게 오빤 하루종일 연락도 이렇게 안해..?>
문자를 쓴건..8시 반..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좀만 더...
문자를 보낸건 10시 18분...
지금 시간..11시 6분..
이시간 동안 난 피가 마른다..
왜...난 담담해 지지 않는 걸까,,,
바쁜가보다...오늘 안하면 내일 하겠지...이래지지 않는걸까..
오늘 하루종일 밥을 5끼니나 먹었다..
학교에선 항상 크게 웃고 ..죽을힘을 다해서 수다떨구..집에 오면 씻자마자 잠들고...
길거리에서 슬픈 노래가 나오면 귀를 막고...입속으로 유승준노래를 흥얼거렸다..
어떻게든...그 생각으로 멀어지려고 발버둥치다가.....
웃음이 났다...
나 사는게..하도 구질구질 해서..
저번주에...우리 학교 축제가 있었다.
친구들이 남자 친구 데리고 와서 여기저기 구경 시키고 다니는게..그냥..부러웠다.
3일을 졸랐다..울 학교 오라구..
첫째날도 바쁘다고 하구..둘째날도 바쁘다고 했다..
"오빠...오늘 마지막날인데..."
"오빠 피곤해 죽겠다..."
"..............."
그리고 ...우린 심하게 다투었다.
처음으로 그 사람이 나한테 소리를 질렀다.
"내가 어떻게 했음 좋겠어! 내가 지금 거기가?"
"그래! 와! 오라구!!!"
난 그냥 소박한 꿈이였다..
그저 남들처럼...학교에서 손도 잡고 다니구...친구들한테 소개도 시켜주고...
그렇게 화난 채...축제가 다 끝나버린 11시에 온 그사람한테..할말이 없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러다가...토요일 미생물학 시간..
난 쓰러져 응급실로 옮겨 졌다..
정신은 멀쩡한데...다리는 풀리고..손마디 하나 내 힘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스트레스로 갑상선이 많이 부어있다면서..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다..
간단한 응급조치를 받고..집에 돌아왔다.
그에게 전화했다..
"나 오늘 쓰러져서 응급실 갇다왔어.."
"괜찮아? 지금 어디야?"
"집에 왔어.."
"어..그래..나 지금 전화 오래 못받거든? 나중에 통화하자...."
내가..죽었다고 해도 그사람은 지금 전화 못받을까...
월요일..
아직 다 낫지 않은 몸을 이끌고....
단짝 친구랑 술을...정말 몽땅 먹었다.
술기운을 빌어 전화를 했다.
감기 기운이 있다는 그...
난정말 술기운을 빌어서 자존심이 뭐고 다 버리고 나 요즘 너무 서운하다는 말을 하려고 했었는데...
뭔가 말을 꺼내려 하는 나에게...그가 두번째로 소리쳤다.
"나 아파 죽겠단말야!!! 집에 들어가든지 말던지 맘대로해!!"
뭔가...잘해보려..말해보려고 하면..요즘 그는 항상 소리만 친다..
우린 여름방학에 만났다.
대학로에 커피숍에서 알바를 했었는데..그는 우연히 손님으로 왔었다.
첫눈에 반했다며..끝나고 잠깐볼 수 없냐구..
그래서 끝나고 친구가 망보는 사이에 도망갔다..
그 다음날도..그 다음날도..계속 왔다..
그래서 차라리 만나서 이야기 하는게 낫겠다..싶어서..만나서...난 남자친구도 있구..우린 그냥 좋은 사이로 지냈음 좋겠다구 했다..
그러다가..그러다가...사귀게 됐구...난 군대 간 남자친굴 배신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사귀었는데..그는 알고보니 굉장한 갑부집 아들이였다.
사귄지 3일만에 40여만원 돼는 커플링을 해주고 그 다음날은 브랜드 옷으로 위,이래 쫙 빼주었다.
물론..난 그의 경제적인 능력때문에 그를 만난게 아니였다.
난 그가 나한테 돈 쓸때마다 부담스러웠고..고가의 선물엔 기분이 상할 정도였다.
특히..백화점 탈의실에서 난 줄리아 로버츠 마냥 이옷저옷 입고 거울앞에 서있고 거기 있던 매장직원들이 싹 몰려나와 날 구경할때는 동물원 원숭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난 적어도 돈때문에 누굴 만나는 속물은 아니다..
그때문에 괜히 내가 그런 여자로 비춰질까..그게 기분도 나빴고..굳이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난 그사람을 충분히 좋아할 수 있다..
매일매일 안보면 불안해하구..2시간동안 4번 전화하구..
그래서 오빠도 그렇겠지만 나도 내 시간이 넘 없어지고..공부할 시간도 없다고 그래서 내가 보고싶을때만 보기로 했다..
물론 그건 지켜지지 않았다..
항상 그는 말과 행동이 따로 놀았다.
그리고 한달이 좀..넘구..
오늘이 됐다..
헤어지기엔 넘 ..좋아하구...밉지만...아직 싫지는 않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 이사람은 오늘도..연락이 없다..
헤어지고 싶진..않지만..계속 이렇게 사귀기엔 내가 너무 힘들다..
머리가 복잡하고..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곧 중간고사인데.....
다시 누굴..만나고 싶지도 않다...
나쁜 사람..
다시 전화와서..전화기 진동으로 해놔서..라고 하면..또 아무말도 못할텐데...
바보 같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