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다. 물론 앞으로 남은 인생이 더 길긴 하지만.^^
그런데 살면서 일상에서 이런 신기한 경험을 직접 체험을 하다니.
새로운 곳을 여행을 하면서 그 아름다움과 놀라움에 몸을 떠는 그 정도에 가깝다고 할까.
오랜시간(? 2주) 아팠다. 온몸이 통증으로 괴로웠다. 거기다 내몸이 어찌나 무겁던지.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장난이 아니었다. 약먹고 겨우 정신을 차리며 일했다. 어린이 날 등 휴일이 그나마 있어서 다행이었다.
남편이 아플땐 일찍와서 집안 일을 했다. 빨래, 음식만들기,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 아픈 나 약 사다 먹이기... 아픈 나 일으켜 세워서 맛있는 거 사준다며 가깝지 않은 곳을 데려가서 운동시키기. 초등학교 운동장을 내 등을 떠밀며 뛰게 하기.
그런데 참 웃겼다. 남편은 나를 위해 일을 해 주는데 난...
설거지는 왜 안하지?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하는데 왜 안 보지? 눈에 보이는 일을 더 해야 하는데. 평소에 일하면서 내가 하는 일 만큼 왜 안 하지? 말하고 싶었다. 더 하라고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그가 지금 하는 일이 나에게 얼마나 도움되는 일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따지면 부부싸움 등 결과가 안 좋을게 뻔하기 때문에.
내가 하고 있는 일 중 스트레스가 너무 큰 일을 그만 두기로 했다. 친구들이 남편이 아이들이 그만두라고 하는 일을 과감하게 결정했다. 내가 너무 좋아서 하던일 하지만 그 스트레스가 나를 아프게 하던일.
사장에게 말했다. 사장도 의외로 까칠하게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사장의 몸짓과 말이 따뜻하기 까지 했다. 그럼 그 일은 어떻게 하냐는. 다른 사람 구하셔야지요 라고 내가 말했다. 그래도 남은 시간 날 대신 할 사람이 오기 전 까지는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했다.
홀가분 했다. 어제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난 술 한잔을 마시며 즐거운 이야기 꽃도 피웠다. 한마디로 힐링.
아침에 태풍 후 촉촉하게 맑은 날씨 처럼 내 몸도 마음도 가뿐 했다. 그동안 남편이 해줬으면 하던 일도 다 했다. 냄비, 후라이팬 씻는 것도 즐겁고 물벼락을 맞으며 하는화장실 청소도 즐거웠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가뿐함. 알았다.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던 내몸이 얼마나 무거운 것임을. 아플때 느꼈던 그 무게감. 이 아픔이 언젠가는 끝날 줄은 알았지만 진짜 끝났을 때의 상쾌함.
일 하나를 줄였으니 난 또 다른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동안 좋아하는 일을 하다 못 했던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