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페이스북 메세지들을 다시 읽어보는데,
문득 처음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내게 보냈던
유일한 메세지가 눈에 띠었다.
내가 오빠와 연락하는 데 지쳐서
폭발하기 직전에
3일 동안 잠수를 탔을 때
오빠가 보낸 메세지였다.
그 땐 정말 오빠랑 계속 연락하다가는
미쳐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사흘 동안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았다.
정말 살 것 같았었는데.
내가 전화를 받지 않으니
안 하던 페이스북까지 켜서 메세지를 보냈었다.
.
.
그리고 메세지창 하단의 문구가,
새삼스러웠다.
"이 대화에 응답할 수 없습니다."
.
.
맞다.
이제 응답할 수 없다.
걱정하게 할래?
아니라고
혹은 그렇다고,
내가 힘들었던 거 좋았던 거
이제 이야기할 수 없는 사이다.
그게 슬프다거나
그립다거나 한 건 아니다.
이미 오래 전 일이기 때문에.
하지만 어떤 한 사람과는
영원히 다시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그 사실을 깨달았을 뿐.
이제는 가까이 갈 수 없는 사람.
연애는 참 잔인한 것 같다.
왜 사귀었다는 이유만으로
헤어지고 난 뒤에는
다시 친구로 지내면 안 될까?
사람들은 왜 그걸 싫어할까?
안 되는 건 없다.
사람들이 안 된다고 규정해놓았을 뿐.
그런 점에서 나는 한국의 연애 문화가 답답하다.
커플 중에는 다시 친구로 지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건 '예외'로 취급된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인 시선
그 다음 연인의 견제, 등.
.
.
뭐 어쨌든 저 한 장의 사진이 절묘해서
일기를 써보았다.
아직도 생각하면 힘든 기억인 그 첫 번째 연애가 생각이 나서.
나는 연애가 왜 힘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