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왜 소설을 읽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위인들의 서신이나 일기, 역사서, 가끔 자기개발서, 주로 정보전달 목적의 책들을 읽는 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소설은 다 사실이 아니니까." 라고 했다.
그녀와는 정 반대로,
일 외의 개인적인 즐거움을 위한 나의 독서 리스트를 채우는 장르는
언제나 거의 소설이다.
나는 소설이 다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도 않을 뿐더러
가끔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더 좋다.
현실에서 볼 수 없는 "그렇게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 라는
말도 안되는 류의 결말도 가끔은 삶의 위로가, 또 희망이 되어 좋고,
지독하게 가슴아픈 슬픈 결말도 현실이 아니라 다행이기도 하다.
(실은 현실이 때때로 더 잔혹하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한국에서 딱 한 권의 소설책을 사가지고 왔다.
언젠가 짊어지고 가야할, 또는 버려야할 나의 수많은 짐들에 보탬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여 딱 한 권만 골라왔다.
외롭고 쓸쓸할 때 조금씩 조금씩 아껴가며 읽고 싶다.
그래서 아직 한 페이지도 읽지 않았다.
그렇지만 아직 읽지 않은 소설이 나와 함께 있어서 든든하다.
아직 아프지는 않지만 정말정말 아플때를 위한
쏙 잘 듣는 만병통치약 한 알을 구비하고 있는 것 같은 든든함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