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닮픈 내 친구 후니에게..
왠지 말을 시킬수가 없었어.. 아까 내방 컴퓨터에 꼼짝않고 앉은 네 뒷모습을 보구서...
울고 싶을땐 울어버려. 울어버리는게 다음에 웃는데에 도움이 되는거 같아..
언젠가 후배가 날보고 시도때도 없이 잘 웃는다며 이럴소릴 하더라..
"다른사람에 비해 너무 잘 웃는 사람은 많이 울어본 사람이래요.
언니가 그렇다는건 아니고(웃음) 언니가 웃을때는 왠지 그 말이 생각나요"
그 후배는 평소에 나 만큼이나 잘 웃는 애였어.
가끔은 천방지축 철부지로도 보이는 애였는데..
그 말을 들었을땐 그애에 대한 놀람보다 나 자신에 놀랐었지.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한 어떤걸 들켰을때의 느낌이랄까..
나도 참 많이 울었지.. 아니 지금도 혼자있을땐 잘 울어.
아깐.. 같이 TV 연속극 보다가 우는 너를 보며 짓궂게 놀렸지만,
나도 혼자 보고 있었더라면 분명히 너처럼 울었을거야.
널 놀리느라 난 울지 않을 수 있었던 거지..
그런대로 나도 참 많이 독해졌다고..
그 만큼 마음도 단단해져서 실제상황에선 왠만해서 울음도 안나오면서..
이상하지.. 드라마나 영화..책은 말할것도 없고
심지어는 CF를 보고도 걸핏하면 운다.
아직내가 포기못하는게 많은가보다.
아직도 갖고싶고 느껴보고 싶은게 많아서 그게 서럽고 힘들어서 우나보다.
이제껏 나 한테서는 비켜간것들에대해
이 영화가 그리고 이 책이 너무 슬프다고 핑계를 대며
그때 만큼은 꾹눌러 참지않고 남들의 두세배를 울어버리는가 보다.
처음엔 실제와 다른 이런 내 모습이 싫어서 애써 안울려고 노력했지만..
이런내가 이중적이라고 탓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갖고싶은게 있는게 어때서.. 느껴보고 싶은게 많은게 어때서..
그래서 문득문득 힘들다고 울음이 나오는게 어때서..
운다는건.. 극복할려는 의지의 표현인것..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
나중에..
다 잊고나서...
그래서 혼자있을때에도 갑자기 눈물같은거 안나오게 될때..
분명히 그때에도 영화나 TV는 나를 자주 울릴거야..
내가 그리고 네가 느꼈던 상처때문이 아니라.
그때에 쥐어질 소중한것들의 감사함으로 말이지.
비록 지금은 소중한 것들에대해 잘 못느끼는 처지지만..
너와 내가..곧 그렇게 되리라 믿어..
그때까지..내가 삼켜야 할것에 대해 맘껏 울고..또 맘껏 웃기로 하자..
너의 영원한 담쟁이덩굴 연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