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엉뚱하게도 스릴러인 영화를 보다말고 그사람을 생각했다.
무작정 컴퓨터를 켜고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클릭도 해보지만.
..결국에 내가 멈춘곳은 메일.
오지도 않는 답장에 그렇게도 열심히 보냈던 메일들이 그대로 나를 반긴다.
언젠가 내가 생각했던 대로 내가 보낸 메일들로 그사람의 보관함이 넘쳐나진 않을까.
아무리 페이지를 넘겨봐도 보이는건 내 아이디 뿐이기를.
어쩌면 삭제되고 없을지도 모르는 내 수다들만을 생각했는데.
그러고 보니..
그사람이 보낸 메일이 몇통 남아있었다.
난 정확하게 내가 보낸 메일을 기억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네통이다.
왜하필 그때 그노래가 나왔는지에 대해선 원망하지 않겠다.
나쁜내용의 메일은 없었고, 그럴 이유가 없었는데.
자그마한 아이콘이 움직이는걸 보면서 바를 천천히 내리다가..
그만 울어버렸다.
모든 편지의 내용은 미래형.
지금은 그 미래조차 지나버렸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이렇게 만나게 된것도 인연이라고..
.. 그렇게 헤어진것도 인연에 의한 것이고..
우리는.. 언젠가 어디서 또다른 인연에 의해서 만나게 되겠지.
그때는..
내 동화에서 처럼..
왕자를 구해내는 공주가 내가 되기를.
아직은 울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기엔 이른것 같다.
나의 심장은 여전히 너로 인해 뛰고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