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술이라도 먹고 용기내서 말해보려고 했어.
내 가슴속에 담아뒀던 말들 그거만이라도 꺼내서 보여주려고.
술에 취해서 머리가 아픈데도 그 전화번호만은 또렷하게 기억해냈지.
전화할순 없었어.
분명 바쁘다며 한마디 툭던지고는 끊어버릴꺼란걸 아니까.
난 최대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감정없는 글씨들이 내마음을 오빠에게 전하게 될까봐 아주 조심스러웠지.
그래.
그말들은 내가 오빠에게 하는 부탁이었어.
만약 그 부탁을 들어준다면 오늘은 무슨말이든 하고..
소리내서 오빠를 붙들고 울어버릴 생각으로.
기다린다는 말을 무시하면서 오빤 그것마저도 거절했지만..
내 마음은 하루에 수십번도 더 부서지고 쌓이고 또 부서져.
난 도대체 오빠한테 뭐길래 이렇게 대하는거니.
왜 내물음엔 대답도 하지않고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내말은 항상 씹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거야?
야. 싸가지.
너 그러다 정말로 한번 크게 상처받으면 어쩌려고 그래?
좋다고 따라다니던 녀석이라고 쉽게 생각하는거야?
등돌리고 서있다가 가끔씩 마음내킬때 한번씩 돌아봐주면 된다고 생각하는거야?
나도 사람이고 나도 여잔데.
이래도 웃고 저래도 웃으니까 사람으로 안보이니.
좋아하는 마음들 그대로 가져갈수 있게 해줘.
.. 점점 미운짓만 하지말란 말이야.
아프게 하지말아줘.
더이상 상처주지 말아줘.
부탁이야.
나 집에 오면서 생각했어.
내가 할말있다고 했던거 뭐냐고 물으면.
그냥 웃으면서 보고싶다고 말하려고 했었던 거였다고 대답해야지 하고..
모질지 못해서 아파.
내 스스로가 내맘을 손으로 긁는 기분이야.
싸가지.
솔직하게 대답해봐.
난 너한테 뭐니?
난 오빨 사랑하지만.
오빤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