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는게 약이면서 동시에 아는게 힘이면 뭘 알아야 힘이고 뭘 몰라야 약이 되는걸까.
그럼 힘과 약은 그다지 다른 존재가 아닌가?
힘나는 약이 있긴 하지.
아침잠은 5분이 천금처럼 귀하다.
그런데 엄마가 무려 20분이나 빨리 깨워버렸다.
잠속에서 뭔가 좋은 생각에 몰두해가려는 찰나였던거 같은데 몰입의 기쁨을 느끼기 전에 빼앗긴 상실감과 말그대로 비몽사몽의 전환점에서 느끼는 무게의 차이가 주는 혼란감이 얽혀왔다.
거기다 피곤이란 검은 덩어리까지..
여기서 무게의 차이란 잠을 깸과 동시에 지구의 물리적인 중력을 느끼면서 함께 다가오는 육체적인 무든 감각이다.
잠속에선 현실이 아니기때문에 생기는 가벼운 가상현실만 생각을 몰두하고 있다.
그래서 무거운 육체를 이끌고 꿈속에 있을 필요가 없기에 뭔가가 가볍다.
보통 사람들은 아침이란 단어에서 어떤걸 느낄까.
상쾌하고 맑은 새날의 시작이란 상큼한 느낌을 갖고 있는 아침은 대부분 지겨운 일과의 시작이고 아무생각없이 준비하고 나가기에 정신이 없고 잠에서 덜깬 몸과 눈과 머리통을 달고 정신을 차려보면 회사컴퓨터 앞에서 또각거리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피곤은 사실 아침보다 점심먹고 나서 더 느끼는거 같다.
아침엔 피곤한것두 까먹다가 밥한끼 차려먹고 장기를 움직이고 나면 그제서야 힘들고 졸립고 쉬고 싶고 미칠거같은 육체의 무게에 눌려버리는게 아닌가 싶다.
그런 아침 출근길을 달려오면서 평소보다 더 억울한 아침을 맞았다는 불만이 들었다.
왜 5분도 귀한 아침잠을 무려 20분이나 일찍 깨우는 거지.
그것도 창문을 활짝열어 찬공기의 시린 느낌을 하루의 첫 느낌으로 느끼게 하는거지.
그 천금같은 20분에 집착하다보니 내가 더 피곤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래서 내가 시계를 잘못봐서 늘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났다고 알면 난 모르는게 약인거 처럼 그냥 덜 불만스럽고 덜 피곤하게 하루를 시작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아는게 힘일까 모르는게 약일까 라는 생각이 났고 모르는게 약이되는것과 아는게 힘이 되는것은 어떤게 있을까 몰두했다.
약과 힘이 뭐가 같지?
약은 병을 낫게 하는거고 힘은 아예 병이 들기도 전에 이기는 예방이 되지.
일단은 힘이 더 좋은거로군.
내 생각은 모든 지혜가 다 충만하지 못한 인간은 불균형한 존재이기 때문에 부분적으론 모르는게 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완벽한 균형을 위해서는 역시 아는게 힘이되는게 진리인거 같다.
벌써 점심시간이다.
2/27,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