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갑작스런 전화가 걸려오면...
조금 당황스러워 하겠지만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그 내용이 무엇이든간에
조금의 긴장감을 갖고 통화버튼을 눌러
수신을 허락(?)하게 되는것 같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가끔씩 생각나는
그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휴대폰 번호가 아닌
집전화번호가 발신자 표시로 나타났지만
누구번호인지 지역번호와 끝의 네자리 숫자로
.......짐작이 되었다.
3~4초간 조금 망설였다.
이 전화를 받아야할까?
하지만 지금은 전처럼 설레거나 긴장된 기분으로 통화버튼을 누르지는 않았다.
그냥 편하게 "왠일이야?" 정말 전과 많이 다른 마음을 갖고
이젠 정말 친구로 그렇게 대하는것이라 맘 먹으며 그렇게 전화를 받았다.
처음엔 그냥 반가운 맘이었다.
그렇게 의례적인 인사들...
"잘지냈어?"
"그동안 뭐했니?"
"건강하지?" .........
그런데 ...
조금은 어설프게
전화 걸고 싶은걸 참았다는 그 사람의 말...
지금도 떨리는 맘으로 전화를 했다는 그 말...
준비하는 시험때문에 맘 흔들릴 까봐 그동안 연락을 못했다는 말...
내 다부진 맘을 무너뜨리고 마는 그 사람의 말이
그동안 혼자 가끔 아파하며 원망하며
그렇게 앓아가며 혼자임을 깨달아가는 내게 ....
차라리 그냥 전화 하지 말지 그랬어...
기대하게 하지 말지 그랬어...
내가 너한테 그렇게 부담이었니?
새로운 사람이 생겼나는 그런 물음..하지 말지 그랬어..
내가 뭐라고 대답하길 원해?
솔직히 전화로 말했던 그런 말들
조금은 설레게 했지만
아직 다 믿지 못해..아니 믿지 않을래...
그리고 많은 기대도 하지 않을래...
그냥 지금처럼
그렇게 가보자...
더 부담이긴 싫으니까.
가끔 갑작스레 너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를
편하게 받을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