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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대략 담담하게...   삶의 향기
아주 심한 바람이..부는...겨울 앞에서.. 조회: 2029 , 2003-11-22 03:12
오늘은 바람이 심하게 부는 맑은 날이었다.
어떻게 밖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하는...
수업도 없는 오늘같은 날이면
궁색하더라도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였을텐데...
가만 집에 틀어박혀 있으니...
쓸데없는 잡념들만 늘어가고ㅡㅡ;;

사람이 점점 어른이 된다는건
몸이 자라고 법적인 자유가 허용된다는것 이외에
그다지 좋은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자유를 얻은지 거의 두해가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적응하기는 커녕 혼란만 더 커지고 있다.

어른이 된다는거 그리고 나아가 큰 사람이 된다는건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건
모든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둘수 있는
커다란 마음주머니를 갖는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삶이 더해감에 따라 느끼는 감정의 종류도 많아지고
좋고 행복한 그런 감정보다는
불안하고 쓸쓸하고 허전한 그런 느낌들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되는것 같다.
처음에는 그런 느낌들이 마냥 낯설고
어찌할 바를 몰라 헤어나려고만 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감정들까지 내 몫이라는 것에
담담하게 순응하려고 한다.
답답함에 두려움에 불안해 하지말고
어른으로서 큰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가만히 눈을 감고 자신을 추스리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불안함도 외로움도 마음에 차곡차곡 담아두면
후에 그런 것까지도 추억할 날이 오겠지...

오늘은 그렇게
그동안의 감정들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마음에 담아두는 연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