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이 튼튼해야 눈이 건강하다
한방정보/눈건강
오장이 튼튼해야 눈이 건강하다
침과 약물, 기공술과 광선술 이용한 한방 눈치료
글. 이근미(자유기고가)
도움말:김중호(김중호 한의원 원장). 백상용(경희대 한의대 강사)
눈에 관한 한방서적 중에서 가장 오랜된 것은 7세기 때 수나라에서 출간된 <銀海精微>라는 책이다. 7세기에 전문서적이 나왔을 정도이니 한방에서 눈에 관한 연구는 상당히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눈은 오관(五官)중의 하나로 시각을 담당할 뿐 아니라 생리 병리적 측면에서도 인체의 내부장기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눈을 오륜(五輪)과 팔곽(八廓)으로 구분하며 안과질환이 발생되는 원인을 내부 장기의 활동이 부족하거나 너무 지나친 경우로 보고 있다.
한의학 전문서적인 <황제내경>에 五臟之精氣皆上注於目이라는 말이 있다. 오장의 정미로운 기운은 모두 눈으로 흐른다는 뜻이다. 즉 오장(간장, 심장, 폐장, 비장, 신장)이 튼튼하면 눈도 건강하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눈을 잘 살펴보면 오장의 건강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 눈의 흑점은 신장, 동자는 간장, 백자는 폐장, 혈액은 심장, 눈자위는 비장의 상태를 보여준다.
눈동자를 보면 성격도 알 수 있는데, 눈동자가 검고 빛이 나지 않는 사람은 음기가 세다. 이런 사람은 대체로 내성적이며 활동적이지 못하다. 눈동자의 색깔이 그리 검지 않고 밝게 빛나는 사람은 힘이 넘치고 활동적이며 행동이 빠르다.
目者肝之竅, 즉 눈은 간의 창이라는 뜻이다. 눈이 붉거나 노란 기운이 있으면 간과 비장에 습열이 있다는 증거이다. 오장 중에서도 특히 간을 튼튼하게 하면 눈이 좋아진다. 간을 튼튼하게 하려면 화를 내지 않아야 한다. 화가 오르면 몸의 윗부분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5세~7세면 시력 발달이 끝나지만 20세까지 변화가 온다. 20세 이후에는 시력의 변화가 별로 없지만 질환이나 기타 외부조건으로 말미암아 눈이 더 나빠질 수 있으므로 언제나 눈의 건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눈이 나빠지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용접등 섬광속에서의 작업, 바르지 못한 독서자세, 분노, 과음 및 마른음식의 지나친 섭취 등 원인이 다양하다. 한방에서는 안과질환에 대해 침치료와 약물 복용을 병행하고 있다. 침술요법은 주 3회 눈 주위 경혈과 사지부위 경혈을 포함한 23곳을 침으로 15-20분간 자극한다. 또 몸의 기운을 이용하여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기공술과 빛을 이용해서 눈의 피로를 풀고 눈 주위의 긴장을 풀어주는 광선술도 이용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방치료가 일반화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임상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침치료를 주로하는데 특히 귀에 놓는 이침요법과 기공술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한방치료는 6개월에서 1년 사이 급격히 시력이 저하되고 안경을 써야할 시기의 환자에게 효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고도근시나 오래전부터 시력이 떨어져있는 경우엔 시력의 변화가 크게 없으며, 대신 눈주위의 긴장, 두통, 안구충혈 등의 부속증상이 없어지거나 다소 눈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안구주변의 경혈을 다스려라
눈의 상태에 따라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또한 어떤 식이요법과 생활요법이 필요한지 하나하나 살펴보자.
원시는 능원겁근(能遠怯近), 멀리 있는 것을 잘 보이나 가까이 있는 것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원시는 선천성인 것은 유전에 의하여, 후천적인 것은 오랫동안 독서를 하거나 섬광의 불빛하에서 작업을 한다거나 자세 불안정 등에 의하여 온다. 원시는 양기, 즉 기가 왕성한데 반해 음정, 즉 혈이 부족하여 빛이 산란되는 것을 수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침을 놓을 때 보혈하는 자리에 중점적으로 놓아야 한다.
근시는 능근겁원(能近怯遠), 즉 가까운 것은 잘 보이나 멀리 있는 것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근시는 음기, 즉 혈이 왕성한데 비해 양기가 부족하여 빛이 멀리까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즉 기가 손상됨에 따라 모든 기능이 쇠약해지고 특히 시기능(視氣能)을 조절하는 경락이 엉켜서 발생한다. 또는 선천성인 유전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95년 통계에 따르면 87년에 비해 근시가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근시가 최근 수년간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는 컴퓨터 보급에 따른 VDT증후군(모니터를 오랫동안 보면 나타나는 신체질환), 대기오염에 의한 분진과 천연광 차단 등이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근시의 치료는 심장을 튼튼히하고 간장이나 신장의 기능을 보충하고 경락을 원활하게 소통시키는 방법으로 약물요법이나 침요법을 사용한다. 침을 놓을 때는 양기가 부족하므로 심장을 보하는 곳에 집중적으로 놓아야 한다. 원시는 지황탄, 근시는 정지환을 먹어야 한다.
약시의 경우 일단 눈이 나빠지면 정도에 따라 렌즈로 교정하고 심장을 보하거나 담과 신을 보하는 한약과 침치료를 병행하여 시력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시력장애의 진행을 막는 약물을 투여하고 안구주변의 경혈에 침치료를 병행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들어 사시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인구의 약 4%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어린이로부터 성인층에 이르기까지 환자분포가 다양하며 해마다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다. 안구운동에 따라 마비성과 비마비성(공동성)으로 분류되며 나타나는 시간에 따라 항상성과 간헐성이 있다.
사시의 원인은 유전적 배경에서 비롯된다고 하지만 눈에 풍열(風熱)로 손상받아 뇌근(腦筋)이 긴축되었을 때 나타난다. 또 밝은 불빛을 바라보아 안구 근육이 막혔을 경우에도 발생하며 정기가 부족하거나 체내의 열로 인해 기혈순행이 잘 되지 않을 때, 혹은 중풍 후유증으로도 사시가 올 수 있다.
한방에서는 사시치료를 위해 침치료와 약물복용을 병행하고 있다. 침치료는 눈 주위의 경혈을 주로 사용하고 약물요법은 간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열을 내리게 하며 풍을 제거하는 방법이나 풍담을 제거하고 근락을 잘 소통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선천성으로 발생하여 10년에서 20년이상 오래된 사시의 경우 치료가 어렵지만 마비성 사시는 발병일로부터 치료기일이 빠를 수록 회복되는 정도나 치료율이 높다. 발병원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급성의 경우는 적어도 4-6개월내에 치료가 가능하며 만성으로 오래된 경우라도 부분적인 회복이 가능하다.
백내장은 흔히 노인에게 나타나지만 눈이 노화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누구나 눈의 건강에 신경을 써야한다. 눈앞에 실이나 먼지 거미줄 같은 게 공중에 매달려 있는 것 같고 구름이 낀 것같이 뿌옇게 보이는 사람, 흐린 날 사물을 보는 게 편한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백내장은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분류한다. 선천성은 어머니가 자극성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여 열이 태아의 뇌로 침입했을 때, 후천성은 노인성 외상성 녹내장 시망막염 소변성 고도근시 당뇨병 등의 합병증으로 나타난다. 간장과 신장이 약하거나 비위가 허약한 경우, 노인성 퇴행성 병변, 내분비실조, 영양결핍을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침요법으로 간경맥 방광경맥 심경맥과 연관된 경혈을 사용하며 중국에서는 침으로 검은 동자속에 있는 예막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약물 요법으로는 비위기능을 보충하고 신장활동을 강화하며 진액이나 정액보충을 위한 약물을 사용, 혼탁의 진행속도를 초기상태에서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면 치료전보다 훨씬 밝게 지낼 수 있다.
50대 후반에 백내장 증세를 보이는 사람에 사람이 많은데 가능한한 진행속도를 늦춰야 한다. 수술이 가능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섭생에 유의하면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전두풍, 편두풍, 녹풍, 청풍, 흑풍, 오풍, 황풍 등을 녹내장이라고 한다. 이러한 질환들은 더운 기운이 안구내로 침범하였거나 두부나 안면두위에 극심한 한열의 기운을 받았거나 담습이 축적되어 두통이나 편두통을 일으키고 통증이 갑자기 녹내장을 유발시킨다. 그 외에 간이나 폐에 열이 있을 때 바람에 자극을 받아 발생하거나, 화를 내고 근심을 하는 등 정신적 흥분에 의해서도 발병된다.
녹내장은 환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한데 두통, 안구주위의 긴장통, 안구 돌출감, 뒷목이 뻣뻣함, 오심, 구토, 결막 충혈, 눈물, 시력감퇴, 시야협소, 어지러움이 나타난다. 때로는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한방에서는 녹내장도 침요법과 약물요법으로 다루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을 투여하고 안구주변의 경혈을 자극한다.
올바른 생활습관과 섭생 유의
눈을 건강하게 지키려면 무엇보다도 눈을 올바로 사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35~50㎝ 정도 거리를 두고 책을 봐야 하며 1시간 정도 책을 본 후에는 5~10분간 휴식을 취하는게 좋다. 또한 빛의 밝기에도 유의해야 한다. 너무 어두우면 눈에 나쁘므로 조도를 알맞게 맞추어 작업을 해야 한다. 전자오락 TV시청 컴퓨터작업 등 눈에 피로가 쌓이는 작업을 장시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안약과 식염수를 너무 자주 눈에 넣는 것도 눈의 건강에 나쁘다. 부신피질호르몬제제가 섞인 안약은 일시적 효과는 있을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눈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자칫하면 녹내장이나 안과적 질환을 유발한다.
눈이 충혈되었을 때는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특히 밤을 새면서 일을 하는 것은 눈 건강에 매우 나쁘다. 안구주위에는 6개의 근육이 연결되어 있는데 순간순간 먼 곳을 보면서 조리개 조절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편식을 하지말고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 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 과로를 피해야 한다. 술과 담배를 줄이고 당뇨병과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도록 유의해야 한다. 고혈압으로 망막출혈이 일어나면 시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특히 40대 후반부터 꾸준하게 건강관리를 하면서 급격한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도록 해야 유의한다.
집에서 손쉽게 만들어서 복용할 수 있는 차를 살펴보자면 첫째 구기자 나무잎을 끓여 먹으면 눈건강에 좋다. 구기자잎은 간장과 신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열을 가라앉게 하고 해독하는 효과가 있다. 국화꽃잎은 눈을 밝게 하는 효능이 있고 결명자차는 장열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 장열이 올라오면 눈이 충혈되어 질환이 오게 된다.
연꽃씨는 심장과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는 효과가 있다. 검은콩은 소화기 계통을 튼튼하게 하고 신장을 도화주는 효과가 있어 눈을 밝게 해준다. 뽕나무잎을 즙을 내서 술에 타서 마시는 것도 눈건강에 도움이 되며 국화주도 눈을 밝게 해준다.
생활요법은 한계가 있으므로 자주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눈이 정상인 사람은 1년에 한번 정도, 안경을 낀 사람은 6개월에 한번 정도 병원 찾는 것이 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