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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36 , 2003-12-29 13:50
발 건강(한방)
머리는 하늘의 기운, 발은 땅의 기운을 받는다
발은 인체의 축소판…"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려라"

<한방에서 권하는 발 건강법…▶잠잘 때 발을 따뜻하게 하라▶여름엔 굽 낮은 샌들을 신어라▶배로 숨을 쉬는 습관을 길러라▶잘 씻고 자주 주물러라▶많이 걸어라▶매일 밤 뜨거운 소금물에 발을 담그어라▶발목 돌리기, 발 스트레칭을 자주 하라>

이근미 자유기고가

우리 몸을 식물에 비유한다면 발은 뿌리와 같다. 뿌리가 튼튼해야 줄기가 단단하고 잎이 번성하며 튼실한 열매를 맺는 법이다. 사람들은 나무를 볼 때 대부분 열매나 번성한 잎을 보려할 뿐 뿌리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뿌리인 발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우리 몸에는 14개의 경락이 있는데 발에는 6개의 경락이 지나가고 있으며 수많은 경혈이 있다. 특히 용천혈(湧泉穴)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용천혈이란 생명의 기운이 솟구치는 곳으로 가운데 발가락에서 뒤꿈치쪽으로 3분의 1 쯤 내려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용천혈은 생기가 떨어진 사람을 기사회생 시킬 때 침을 놓는 곳이다.

생기가 떨어지면 사람이 무력해지고 수명이 단축된다. 그만큼 발은 사람의 생기와 직결되는 곳이다. 몸이 고장이 나면 용천혈의 통증이 심해지므로 주의해서 관찰하는 것이 좋다. 또 평소 발을 맛사지 하더라도 용천혈에 심한 자극을 주어서는 안된다.

발은 인체의 축소판으로 우리 몸의 오장육부를 비롯해 대뇌와 척추 등 몸의 구석구석을 반영하고 있다. 몸안에 있는 인체의 축소판이라면 대표적으로 손과 발을 꼽을 수 있는데 손이 활동하는 힘이라면 발은 생명력으로 대변된다.

서양에서는 각각의 장기를 별개의 개념, 즉 분절개념으로 보지만 한의학에서는 한세포가 커서 인체 전체로 발달했다고 본다. 즉 오장(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을 하나로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체의 곳곳을 안고 있는 발도 다른 곳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음양의 법칙에서 보면 상체는 양이며 따라서 따뜻하다. 하체는 음이며 차갑다. 그렇기 때문에 상체는 차갑게 하고 하체는 따뜻하게 해주어야 한다. 하체는 허리부터 시작되는데 가장 끝이 발이다. 하체가 무력해지면 몸 전체가 무력해지기 때문에 늘 하체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잘 때 발을 따뜻하게 해주어야 온몸의 기혈(氣血)순환이 잘 된다.

頭員象天 足方象地(두원상천 족방상지), 즉 머리는 둥글어서 하늘의 기운을 받고 발은 모나서 땅의 기운을 받는다는 뜻이다. 옛날 사람들은 맨발로 땅을 밟고 살았다. 발로 땅을 밟아 그 기운을 직접 받아들인 원시인들은 그만큼 건강했다. 하지만 요즘 땅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 갇혀 직접 밟기 힘들어졌다. 천연가죽의 낮은 신발을 신고 아스팔트와 밀착해서 다니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다.

<상체는 양. 하체는 음>

여름에 여성들이 맨발로 낮은 샌들을 신고 다니는 것은 건강에 매우 좋다. 요즘 남자들도 맨발에 샌들을 신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고무나 합성소재로 만든 신발과 높은 굽은 피하는 것이 좋다. 기회가 되면 부드러운 흙을 마음껏 밟는 것이 건강에 좋다. 그러나 습기가 많은 지하에서 맨발로 다니는 것은 삼가해야 할 일이다. 또 땅과 많이 떨어진 고층일수록 건강에 좋지 않다.

단전호흡은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힘이 있어 발건강에 매우 유익하다. 숨을 깊게 들이마셔서 복식호흡을 하면 기(氣)와 혈(血)이 증진되기 때문이다. 기가 가야 혈이 따르므로 기와 혈이 함께 아래로 움직이는 것이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 기는 속성상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데다 자주 쓰는 데로 가려한다.

요즘 사람들은 주로 머리 쓰는 일을 많이 하므로 기가 머리로 모이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하체가 약해지면서 몸전체가 약해진다. 배로 숨 쉬는 것을 습관화하여 기와 혈을 아래로 끌어내리면 몸이 자연히 건강해 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체가 힘을 많이 쓰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걸어야 한다. 모든 힘은 아래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가장 아래인 발이 튼튼하지 않으면 힘이 생길 수가 없는 것이다. 특히 발은 몸의 뿌리이면서 신장의 기운이 뻗치는 끝에 자리하고 있다.

신(腎)은 생식을 관장하며 인체의 근원적인 힘을 발휘하는 곳이다. 신이 힘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한 가장 좋은 운동은 천천히 걷는 것이다. 넘치는 정력을 유지하고 싶다면 많이 걸어야 한다.

근육운동을 지나치게 많이 해서 근육을 많이 키우는 것은 발건강에 좋지 않다. 지탱하기 힘들만큼 나무가 풍성하면 뿌리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당연히 비만도 발에 좋지 않다.

평소 발을 잘 씻고 자극을 많이 주는 것이 좋다. 틈나는대로 발을 주물러주고 문지르는 것을 습관화해서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다.

발이 건강해야 온몸이 건강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그다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다. 몸안의 장기가 잘못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지만 발이 좀 아프다고 해서 생명과 직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몸안의 장기는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지만 발의 변형이나 부작용은 대체로 장기간에 걸쳐 일어난다.

생명과 직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서서히 진행된다고 해서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논리이다. 평소 발을 대뇌처럼, 심장처럼 중요하게 생각하고 보살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낮동안 땅의 기운을 받아들인 발을 밤에 따뜻하게 하고, 많이 걸어 발을 튼튼하게 하고, 복식호흡으로 기와 혈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발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다.

감수/홍원식·경희대 한의과대학 원전교실 교수


<박스>
발을 자주 주물러 주라
발 반사요법과 발 마사지…발의 신경 반사점 자극

우리 몸의 맨 밑바닥에서 혹사만 당하고 관심을 끌지 못하던 발이 요즘 귀빈대접을 받고 있다. 발관리실이 속속 생겨나면서 얼굴 못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피부미용실과 찜질방에 이어 발관리실이 등장한 것은 약 2-3년전부터이다.

발관리실에서 실시하는 것은 대충 세단계이다. 먼저 족탕기의 더운 물살을 이용해 발을 씻은 다음 발에 돋은 각질과 티눈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발의 반사점을 자극하는 반사요법을 실시한다. 경비는 관리실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1회에 3만원 정도이다.

김여진 씨(39. 여진핸드경락 원장)는 매일밤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세심하게 주물러주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기왕이면 쑥 삶은 물이나 소금을 넣은 물이 더 좋다. 그렇게 하면 그날의 피곤이 다 풀리고 불면증에 시달리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종아리와 발을 함께 주물러주면 효과가 훨씬 커진다고 한다.

<발을 만지는 여자>의 저자 정인수 씨(28세)는 발의 반사점을 자극해 발을 다스리는 반사요법을 제대로 알면 건강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반사요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정씨는 발가락 다섯개를 틈날 때마다 자주 주물러 주기만 해도 웬만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하루에 몇차례씩 발목 돌리는 동작을 되풀이 하라고 권한다.

시간이 많을 때는 그녀가 권하는대로 발을 주물러 보자. 왼손으로 발중앙을 잡고 오른손으로 발바닥을 아래위로 움직여주거나, 발가락 전체를 쥐고 앞으로 당기거나 뒤꿈치를 당기는 스트레칭을 자주해 주라. 발목을 잡고 발등을 눌러주는 스트레칭과 발 양편을 꼼꼼히 눌러주는 것도 좋다.

또 발가락 사이사이와 발등, 발바닥을 골고루 주물러 주면 된다. 특히 약한 장기의 반사점을 찾아서 그곳을 자주 맛사지 해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수시로 인체의 축소판인 발을 어루만지고 주물러 주는 것, 그것이 최상의 발관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