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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
 우울하고 재밌는 아이 쇼핑   카테고리가뭐야
조회: 3493 , 2004-01-06 01:37




혼자 동대문 일대를 돌아 댕겼다.
회사 가까운덴데도 별루 다닌 적이 없다.
가깝다고 잇점을 다 활용하는거 절대 아니다.
가까이 있으니까 오히려 맘만 먹음 언제라도 가볼 수 있다는 안도감에 더 안가본다.
그래서 오늘 함 느적하니 돌아 댕겨 봤다.

앗! 저 버스는!!
못 보던 버스도 발견했다..
저거 타면 협회에 직빵으루 가는데..
괜히 두 번 갈아타구 댕겼네..

그리구 말로만 듣던 디자이너 클럽이란데두 걸어서 가봤다.
근데 거긴 밤 8시나 되야 문여는 데였다.
왜 밤에 장살 할까..
뭐 도매시장이니까 밤에 장사하는 잇점이 있나부지.
그래두 궁금하다.
밤엔 전기세도 더 많이 들지 않나?
담에 저녁때 시간 있음 함 와봐야지.

그리구 낮에도 문 여는 APM으루 갔다.
옷구경을 가면 사실 우울해지기 쉽다.
차오르는 물욕과 싸워야 하고 이쁜 것들은 손끝으로 힘을 빼가며 이쁜 옷들이 있어도 몸에 걸치기에 지나치게 큰 덩치가 늘 걸리기 떔에 돈이 있어도 못사는 옷 투성이라 역시 평균치에서 벗어난 박탈감을 느껴야 한다.

그치만 눈으로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이것 저것 골라서 눈대중으로 코디를 하는 상상은 참 재밌다.
저 옷은 이 옷에 덧대서 저 바지랑 입음 이쁘겠다.. 이렇게 말이다.

그치만 난 현실성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속세인이라 금방 가난에 도전하는 물욕과 싸워야 한다.
자꾸 잊어 버리는데 덕경!! 넌 가난 뱅이라구!!

그래두 상상으루 쇼핑을 막 해봤다.
만약 누군가가 100만원을 주고 이 건물 내에서만 쇼핑을 하라 해도 2시간이면 맘에 드는걸 다 골라 낼 수 있겠다.

진짜 사구 싶구 갖구 싶은거 넘 많다.
난 그다지 옷을 이쁘게 잘 입는 편이 못된다.
좀 어설프고 선머슴같구 등치가 커서 옷태도 잘 안난다.
그렇지만 난 나름대로 그 어설픈 지저분함이 내 스타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두 여성적이면서도 개성적으루 입어 보구 싶은데 여성적인 옷은 내 몸에 영 맞질 않는다.
내가 적어두 5센치를 키에서 잘라내고 5KG의 지방을 떼어 내야 그나마 여자 옷이 맞을 꺼다.
내가 사실 옷을 이쁘게 못입는데는 옷입는게 미숙해서 이기도 하지만 첫째 가난하기도 하거니와 두 번째 여성적이고 이쁜 옷은 정말 내 몸에 맞는게 없다.
정말이다.

나두 돈 많구 몸이 조금만 얇았어두 지금보다 옷 이쁘게 입구 다닐 수 있다.
진짜다.

정 몸에 맞는게 없음 돈 만 있어두 충분히 입을 수 있다.
외국으루 쇼핑 가면 되지.
거긴 이쁜 여자 옷두 큰 사이즈가 많을 꺼야.
한국처럼 앙큼하고 앙증스런 옷만 널려서 사람 우울하게 만들지 않을꺼야.

나두 저렇게 이쁘게 물빠진 여성스런 골반라인의 나팔 청 입구 싶어.
나두 티셔츠 앞뒤로 이쁘게 프린트된 니뽄 삘 티셔츠 색깔별루 사서 겹쳐 입고 싶어.
나두 저렇게 줄줄이 색깔난 쫄쫄이에 주름 스커트 입구 싶어.
나두 종아리가 헐렁한 스웨이드 스탈의 부츠 신구 싶어.
그치만 역시 난 남성복 코너에서 겨우 고른 너적한 티때기가 내 패션의 전부다.
뭐야..이건 또 선머슴 옷이잖아.
아 씁쓸해라..

뭐 물욕을 버리고 무소유를 실천하는것이 인생의 참진리에 가까운들 어쩐들 이 세상은 눈부시게 유혹하는 것 투성인 걸.
이런 세상에 태어난 이상 좀 누려 보면 어때.
수도승이 어렵게 실천하는걸 나도 쉽게 해버린다면 수도승이 체면 구겨 질꺼 아냐.
그러니까 나라두 세속의 때를 누려야지.

으하하~
나는야 세속맨~~
돈 많이 벌구 살빼구 이뻐져서 저 옷두 사구 저 옷두 사고 저 옷두 걸치고 저 옷두 입구...
그러나 그러지 못하니까 금방 또 우울해 지잖아..
역시 세속의 것은 채우지 못하는 불감당의 것이로구나.

으허허~
T.T



Orgy - Blue Mon Day
      

볼빨간   04.01.06 밤이

전깃세가 더 싼 줄 알았는데.. 심야 전력이 예전에 낮보다 쌌었는데 아닌가 봐요..?

알러뷰본조비   04.01.09 덕경님홧팅

덕경님이시다~ 프로필사진바꿨네여~이뽀여~덕경님은 정말 글을 잘적으시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