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잠을 잘 못잔다구 그랬더니 조원장님이 잠잘오는 약이라고 보름치를 지어 보내줬다.
약빨인지 그 약을 매 끼니 챙겨 먹은 날은 정말 잠을 잘잔다.
근데 오늘 급하게 회사 나오느라 몰고 약을 안챙겨서 오늘치 못먹었다.
그랬더니 정말 새벽 3시가 되도록 잠을 못자고 있다.
그래두 억지루 자려고 누우니까 이런 저런 생각이 나면서 잠이 안들었다.
내 옛 남친들이 하나씩 생각났다.
난 그들을 지독히도 싫어한다.
연애 몇 명하구 별루 해보지두 않았기에 그 생각은 빨리 끝났다.
그치만 꼬리에 꼬리에 생각은 이어져서 잘 시간이 줄어가고 있다.
내 이상형은 날씬하다 못해 마른 느낌이 나는 소년같은 남자다.
얼굴도 하얗고 중성적인 선을 가지고 슬퍼보이는 느낌들면 정말 좋다.
내 지난 남친들은 모두 외모두 별루에다 하얗고 중성적이고 슬픈거랑 거리 멀다.
그치만 모두 말라깽이었다.
다른건 다 아니어두 남자의 기본 미덕은 마른 몸에 있다구 믿구 있다.
다른건 좀 아니어두 되지만 마르기만 하면 다른건 접을 수 있다.
아니 마르지 않으면 다른건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건 나이가 들어서도 변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늙어서두 배가 나오거나 살이 찌면 안됀다.
그리고 소년 같아야 한다.
그런 남자가 날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부드럽게 속삭이면서 따뜻하게 사랑해주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치만 나이들면 그러기 힘드니까 차라리 일찍 주거버리는건 어떨까.
커트 코베인이나 리버 피닉스처럼.
그치만 그렇게 날 사랑해준 사람이 날 두고 일찍 죽으면 난 얼마나 슬플까.
얼마나 얼마나 그립고 아프고 슬플까.
상상하니까 갑자기 눈물이 났다.
있지도 않은 사실에 슬퍼져선 다시 잠을 못잤다.
내일 부턴 약을 잘 챙겨 먹어야지.